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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하루 만에도, 5년 만에도 어찌 보면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 고급차를 타보면 큰 차이를 못 느낀다 했다. 그러다 그전에 타던 평범한 차를 타면 그제서야 '내가 그 동안 탄 차가 좋았구나' 한다는 이야기. 5년 후에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오늘을 돌아보고 있을까. 2002년에 우연이라면 우연, 누가 보기엔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된 사람과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전야前夜. 5년 후 그 날은, 오늘과 비교해서 그 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하는 것 말고도, '5년 전 결과가 달랐더라면 지금은 어땠을지' 라는 고민도 해보아야 한다. 시대가 지워준 짐을 기꺼이 져낸 사람이, 건강하게 원래 있고자 했던 곳으로 돌아갈 그 때까지, 그를 선택하고 의지한 모두는 지켜보고 지켜줄 필..
적당한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번역체 표현이지만 그냥 냉전의 유산이라고 적었다. 기사를 읽다 보니 러시아의 모스크바 지하 네트워크에 대한 글이 있다. 길게는 짜르 시절부터 피신과 보물 저장을 위해 모스크바 지하에 굴을 파기 시작했고, 스탈린 시절에 본격적으로 지하 대피소, 지하 군사령부, 그리고 각 요지를 잇는 지하 통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사진은 Bunker42라고, Red Army의 Command Center였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와는 달리 들어서 옮기는 건 불가능;;;) 왠지 소련은... 서양과는 다른 과학 원리(?)와 과학 체계를 발전시켜왔을 것 같은 막연한 이질감이 있었다. (물론 실제로 그럴 리는 없지만) 워낙 소련/러시아라는 곳은 접해본 바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여행자 물가가 세..
아랍 민주화의 열풍은 튀니지(Tunisia)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노점상인지 누군가를 경찰이 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Zine El Abidine Ben Ali 대통령은.... 도망갔다. 23년 해먹었으니 해먹을 만큼 해먹은 것 같긴 하다. 그 다음 타겟이 되었던 Egypt의 Hosni Mubarak 前 대통령. 좀 버텨보긴 했지만 역시나 쫓겨났다. 30년이나 해먹었다. 이승만(12년)과 박정희(18년)을 합친 것 만큼이다. 조선왕조 역사를 뒤져봐도 30년 이상 재위한 왕은 많지 않을 듯. Syria의 Bashar Assad라는 사람이다. 시위대에 총질을 해서 450-100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외국 언론들을 모두 쫓아내서 정확한 숫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징한 놈... 독재 기간은..
위키리크스에서 주한미대사관이 보낸 한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 내용을 공개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폴란드의 바웬사, 남아공의 만델라처럼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국제적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외교정책 모든 분야에 능숙하다는 평가는, 여러 차례 대권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대권 자체를 얻기 위한 노력 외에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대통령은 꼭 젊어야 할 필요도, 나이가 많아야 할 필요도 없지만 대통령이 할 일,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본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하나만큼은 꼭 필요하다. 국내 정치에는 비교적 진보적이지만 해외 정치에는 상대적으로 국내 정치만큼 깊이 있는 식견을 가진 건 아니..
대통령 선거에 오바마가 출마할 때부터 오바마가 태어난 곳이 미국 맞냐 하는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있었다. 오바마의 미들네임이 '후세인'이라는 사실이, 오바마를 싫어하고 아랍혐오증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스모킹 건'(확실한 증거)으로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 전에 결국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에서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 때에도 굳이 공개하지 않았던 것인데, 금융위기 이후 내내 헐떡이고 있는 미국 경제와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토론은 커녕, 대통령의 출생지 같은 곁다리 이슈에 매달리는 사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한다. CNN 외부 필자인 듯한 사람이 '이제 말도 안되는 출생지 논란이 끝날 것인가'라는 글을 썼다. (그냥 자료 화면일 뿐 기사는 안 읽어밨음. ;;..
아프간 대통령 Hamid Karzai 1, 2, 3대 대통령 이승만 한기총에서 이승만 동상을 건립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문득 떠오른 사람이 이승만이다. 하와이에서 권력투쟁 하다가 광복 후 독립운동가 행세를 하면서 대통령을 하게 되고 부패와 권력독점, 독재로 건국사에 획을 그은 사람. 하미드 카르자이의 경우도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미군정의 지지를 받아 아프간의 대통령이 되었는데, 형제들이 권력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가 하면 탈레반 잔당이나 지역 군벌들과 결탁하기도 하고, 미국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나라인 이란으로부터 돈을 받기도 하는 등, 상상 그 이상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다. 다른 나라의 수반에 대해 미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미국에 얼마나 협조적인가 하는 점이다. 남..
언젠가부터 주변에 과외/학원강사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딱 언제라고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원강사, 과외가 아르바이트가 아닌, 전업인 사람이 많아진 거다. 그 방식도 다양하다. 크고 작은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경우, 본인이 학원을 차린 경우, 과외만 하는 경우, 강사+과외 겸업하는 경우, 편입학원, 재수학원, 보습학원... 그리고 그 지인들이 그 길을 걷게 된 과정도 제각각이다. 그냥 대학시절부터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하던 일을 전업으로 삼게 된 경우도 있고, 잘 다니던 괜찮았던 회사가 IMF 때 망해버려서 강사일을 하게 된 경우도 있고, 졸업을 하지 않고 방황을 하다 그 길을 걷게 된 사람도 있다. 삼성전자나 포스코에 다니다가 학창시절 과외로 벌었던 돈보다 수입이..
오래 전, 용산 상가의 이미지를 떨어트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뉴스의 한 장면이다. 그 당시 기자가 일부러 매장 점원을 도발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쨌든 당시 용산 상가, 특히 구용산역에 연결된 터미널 상가의 경우 당시 뉴스에 나온 것 같은 험악한 장면도 실제로 벌어지곤 했다. 가격이나 제품 이야기를 10분, 20분 이상 해놓고 물건을 사지 않으면 점원이 욕 비슷한 말을 하고 옆집 점원까지 합세하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물정을 모르고 용산에 갔다가 바가지를 쓰거나 험한 꼴을 당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용산 던전(지하 감옥)'이라는 별명도 생겼었다. 용산 이야기부터 꺼냈는데, 원래는 이번에 처음으로 패키지 여행이란 걸 다녀오면서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의 이상한 경제 구조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전우를 봤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무튼 조금 보긴 했다. 얼마 안 봤으니 이 글은 전우에 대한 평가의 글이라기보단, 한국전쟁을 제대로 그려낸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담은 글이다. 모두가 아는 북한의 남침.. 뭐 이런 초등학교 역사책에 나오는 내용 외에도, 6.25의 다양한 현실을 담아내는 영화가 이제는 한 편쯤은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6.25가 어떤 것이었는지, 전쟁이 어떤 것인지, 그런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도 없는 거긴 하지만 내가 아는 6.25는 이렇다. 국민을 버리고 도망간 이승만 정부, 군대 윗대가리들이 식량과 물자를 빼돌려 전투부대에 식량이 늘 모자랐고, 좌우이념 대결 속에 낮에는 국군에게, 밤에는 빨치산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무고한 민간인들... 그리고 반..
미국 멕시코만이 어디냐면... 위 지도에서 미대륙의 움푹 들어간 거대한 만이 멕시코만이다. 이 곳에서 BP라는 석유 회사가 해저 유전을 뚫어서 기름을 뽑아내고 있었는데, 석유시추선이 폭발을 하고 만 것이다. 흔히 바다 위에 네 다리로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시설물인데, 이놈이 폭발을 일으켜서 열 몇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생기더니, 며칠 후엔 결국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버린 사건이다. 바로 이놈이 폭발 후 가라앉은 문제의 Deepwater Horizon 이라는 부유식 해상 석유 정제... 뭐 대충 이런 식의 이름을 가진 시설물이다. 그런데 이게 폭발하고 가라앉은 걸로 끝났으면 비극적인 인명 사고 정도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저게 터지면서 바다 밑의 석유 시추 구멍이 열린 채로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