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끄적끄적

까치발

thezine 2016. 3. 18. 01:40

번거로운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에 하나,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는 모습 자체에서 오는 행복감. 저 작은 발로 까치발을 선다고 해서 얼마나 더 높이 볼 수 있을까 싶지만, 그렇게 아이가 힘을 다해 뭔가를 열심히 쳐다보는 모습이 좋아서, 또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새로 생긴 놀이터에 가고, 동물원에 가고, 수족관에 가고 그런다. "저기봐 저기! 고래야!" 부모의 외침에는, 신기하고 재밌어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출장 끝나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었다. 공항에서 집에 오는 길에 자꾸 가속페달에 힘이 들어가는 걸 참아가며 부지런히 왔건만, 워낙 늦은 시간인지라 당연히 아이들은 곤히 자고있고, 내일은 망할 놈의 워크샵이라 저녁에도 아이들을 볼 수 없고... ㅜㅜ

아침에 아이들 목욕을 시키며 다정하게 잠시 놀아주고 난 다시 회사로 간다...  그래도 저녁엔 다시 회사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보내긴 하겠지만 말이다.

하루, 하루, 지금 보는 아이들의 모습, 다시 오지 않을 이 모습, 이 순간이 아깝고 소중하다.

재능있는 가수의 1집에 담긴 야성은 2집만 되어도 그새 생겨난 유명세로 인해 사라지고 더 세련될지언정 야성은 영원히 길들여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아이들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능숙한 행동과 세련된 언어를 배우며 성장하겠지만, 지금은 매일 숨 쉬듯 자연스러운 천진한 일상들은 시간과 함께 과거가 되어버리겠지. 누구 말대로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이 말이지!ㅋ

지나면 너무나도 그리워질 이 소중한 순간들을,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네.

이번엔 유독 워크샵이 가기 싫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