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끄적끄적

모바일 세대의 어휘

thezine 2025. 4. 27. 23:47

 어쨌던, 저쨌던, 괜찮던, 아니던 간에 관계 없이, 모바일 세대, 터치(스크린) 세대는 예전보다 활자에 덜 친화적인 건 분명하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영상 매체는 정보를 주입하는 것에 가깝지, 독서를 통한 능동적인 입력을 대체하긴 어렵다. 다만 한 편으로는 모바일 세대(다른 말로 '요즘 아이들'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상대방을 정의함으로서 나를 꼰대로 만드는 강력한 어감....!! 때문에 피해간 단어.)의 어휘는 또 나름의 '얕지만 넓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 매체도 '재생 시간'이라는 분명한 한계점 앞에서 자막에 많이 의존하기도 하는데, 자막의 공간도 유한하니 나름 어휘 선택에 신경을 쓰는 경우도 있을 것이요, 트렌드에 묻어서 새로운 어휘들이 퍼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단어 하나는 새로운 개념 하나를 습득하는 것이니 지식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일것)
 
 또, 릴스와 숏츠로 무한한 정보를 융단폭격하는 과정에서 (정신 사나울 때가 많지만) 시청자는 '본의 아니게', '앱 이용 시간을 늘리기 위한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은 새로운 주제로 끊임없이 관심사를 넓히면서 정보의 폭, 어휘의 폭도 어느 정도는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과정 자체가 피동적이고 새로운 어휘를 씹고 맛보고 즐길 여유도 거의 없이 지나치기 때문에, '얕다'는 설명이 붙을 수밖에 없을 듯 하다.
 
 교양도, 어휘도 트렌드의 흐름에 따라 무동력으로 떠다니는 배처럼, 아이들의 지식이 본인의 의지와 크게 상관없이 표류하듯 떠다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정도는 못 되어도, 이 바닥 나름대로의 지식 성장 루트가 있지 않을까? 그러길 희망해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