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페어리테일
소설책은 별로 읽지 않는 편인데, 어디선가 광고 같은 글을 읽고 충동구매. 소설을 싫어한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생각해보니 난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
스티븐 킹은 더더욱 소설로 읽어본 경험이 적었다. 캐리, 쇼생크의 탈출, 미저리, 그린마일, 미스트, 스탠바이미... 소설보단 영화로(만) 접한 작가...
먼 훗날 '내가 이런 책을 읽었던가?' 하며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기억을 되새길 겸 간단히 적자면, 주인공 찰리는 키가 2미터에 가깝고 운동부에서도 활동했던 건장한 고등학생. 그리고 가까운 이웃집의 괴팍한 집주인과 엮이게 되면서, 그 집주인과 집의 미스터리와도 엮이게 된다. 요즘(?) 일본풍의 영향인 듯한 '이세계' 세계관과 비슷한 면이 있다. 창고 지하 통로로 이어진 '이세계'의 풍경, 사람들의 외모, 특이한 광경 -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장면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
이렇게 상상 속의 장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소설을 읽으면 같은 글을 읽어도 독자마자 저마다 상상하는 그림이 다를 것이다. 이런 글을 영화화 한다면, 감독은 저마다 다를 상상의 결과물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작가의 의도도 고려해가며 관객이 좋아할 만한 모습으로 실제 장면을 만들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글을 읽고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런 소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일상이 피곤할 때는, 혹은 자기 전에는 상상을 하느라 머릿속이 바빠지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상상력이 풍부한 장면 묘사가, 피곤할 때는 귀찮고, 말짱할 때는 독자를 흥분시키는 두 가지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평소 여러 권의 책을 병행 독서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 책은 유독 오래 걸렸다. 난 역시 소설에는 맞지 않는 걸까. 소설로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더 재미가 있어서 속도도 뒤로 갈수록 읽는 속도도 더 빨라졌다. 영화로 나온다면, 일일이 그 많은 장면 묘사를 머릿속으로 그리지 않아도 될 테니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