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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9356

무슬림의 발렌타인데이

thezine 2008. 2. 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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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뉴스에 보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렌타인데이와 관련된 물품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소식이 있다. 장미도 팔지 못하게 하고 빨간색 포장이 들어간 물건도 팔지 못하게 한단다. 재밌는 건 이런 조치가 매년 있던 거라 젊은이들도 미리 선물을 사두거나, 아니면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근 지역으로 가서 발렌타인데이를 즐긴다고도 한다. 우리가 보기엔 참 답답하지만, '과격테러'의 이미지에 비하자면 그래도 이 정도면 귀여운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엊그제 파키스탄인 이주자가 저지른 명예살인에 대한 기사 2건을 읽었다. 한 건은, 영국에 살던 파키스탄 이주민 가족이 딸을 속여 파키스탄 여행을 떠나자고 한 후에 강제 결혼을 시키려고 했던 부모에 대한 기사였다. 딸은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해서 파키스탄 주재 영국 외교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한 건은, 이탈리아에 사는 파키스탄 무슬림이 중매혼을 거부하는 딸을 살해했고 이에 대해 이탈리아 법원이 30년형을 선고했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문화적 차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이슬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인도에서는 지참금을 적게 갖고 왔다는 이유로 며느리를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사건이 매년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

 멀게 보자면 종교적 명분을 내세워 인접 국가를 침범하고 엄청난 학살을 저지른 십자군 전쟁 역시 비슷한 경우일 것이다.

 다만 현재 무슬림 국가와 인도 등지에서 벌어지는 일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시대라는 점 때문에 더 주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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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남자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오빠 친구의 핸드폰에 자기 사진이 들어있어서, 가출을 했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글도 읽을 줄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시켰는데 말을 듣지 않아서... 가족의 손에 살해당한 뉴스를 읽자면 과연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인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어느 종교나 그렇듯, 이슬람 문화 역시 원래는 관용의 종교였다. 제정일치의 시대에도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다른 종교와 문화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했다고 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인류에게 저질러진 범죄들을 생각해보면, 과연 해악이 더 클까, 이로움이 더 클까 회의가 들 정도. 신이 준 믿음이 종교가 되었지만, 종국에는 인간이 운영을 하면서 인간의 종교가 되어버리는 것 아닐까.

 아무튼 파키스탄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이슬람이 원래 저런 종교는 아닐텐데 하는 안타까움, 그렇다고 그들의 행위가 '미개하다'고 단언하는 것은 왠지 찝찝하다. 자세히 모르는 일에 대해서 쉽게 욕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강제로 딸을 시집 보내려 하고 반항하니 친족을 살해하는 행위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종교의 이름을 빌어 참 나쁜 일들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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