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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여배우의 유행어

thezine 2008. 4. 22. 21:13

 영화의 대사가 유명해진 것들이 있다. 가장 많이 들어본 건 아무래도 Terminator2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내뱉은 I'll be back이란 대사인 듯. 그 외에도 '그 노래를 다시 연주해주게, 샘'이라는 대사는 내가 '카사블랑카'를 본적이 없음에도 익히 들어본 대사.

 그리고 특별히 유명한 대사는 아니지만 'Shakespeare in Love'라는 영화에는 'sweet sorrow'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그룹명을 Sweet sorrow라고 정했길래, 안그래도 영문학을 전공한 영우가 Shakespeare 원작에서 따온 거려니 하고 생각을 했었다.

 오래전에 본 영화들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면 신경도 쓰지 않을 듯한 대사를 기억해둔 게 있다. 지금은 성형수술 부작용을 겪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멜라니 그리피스'. 그녀도 한 때는 금발의 미녀로 헐리우드의 인기 여배우였던 시절이 있다. 그 중에서 어쩌면 초기 히트작으로 꼽히는 '워킹 걸'에서 멜라니 그리피스가 내뱉은 단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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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름을 헷갈릴 사람 없겠지만 왼쪽 사람이 멜라니 그리피스 -_-



 "I quit!"

 '워킹 걸'이라는 영화 제목답게, 이 영화는 사회 초년생이 정글 같은 사회에서 직장인으로 살아남아 능력을 인정받고 미남의 사랑까지 얻는다는 스토리. 어설픈 구석은 있지만 생기발랄한 신입사원이 상사에게 '나 그만둬!'라고 외치는 모습이 젊은 시절의 멜라니의 모습과 어울려서 인상이 깊었다.

 그런데 멜라니 그리피스가 톡톡 튀는 모습으로 외치던 'I quit!'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상깊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우연일까. 멜라니 그리피스는 다른 영화에서도 'I quit'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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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사랑의 용기'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됐었다. 마이클 더글라스가 나치 독일을 피해 도망치는 장면에서 다쳤는지 어쨌는지 걸을 수 없는 멜라니 그리피스를 안고 국경을 통과한다. 그런데 막판에 알아챈 독일군이 총을 쏴대는데 마이클 더글라스가 등판대기로 총을 맞으면서도 멜라니를 저 앞의 경계선까지 안고 간다는 신파스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멜라니는 'I quit'을 외친다. 여기에서는 마이클 더글라스의 비서 역할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째 전작에서 귀에 꽂혔던 이 대사가 영 식상했다. 왠지, 나름 인기를 끌었던 대사를 의식적으로 재탕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나서 얼마 전인가, 멜라니 그리피스의 성형 부작용이라는 주름진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적이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주름이 지고 늙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사진은 사진을 보정해서 더 보기 흉하게 보이도록 만든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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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옛날만큼 음악이나 영화에 집중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 후로 특정 대사가 기억에 남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최근에 제시카 알바 출연작 2편에서 특정 대사가 또 귀에 들어왔다.

(아래 대사 녹음 파일 2개를 순서대로 올려놓았다. play 버튼을 누르면 재생된다. 반복재생이 되니까 한 두바퀴 돌았다 싶으면 정지 버튼 눌러야 함. 이 대사 찾느라 한참 헤멨음)

 이 대사는 최근 개봉작인 'Awake'라는 영화에 나온다.

 남자주인공이 제시카 알바를 깜짝 놀래키자, 제시카 알바가 깜짝 놀랐다가 이내 웃으면서 '이 장난꾸러기' - 라고 하는 느낌의 대사.




 그리고 엊그제 본 'Good luck Chuck'이라는 영화의 대사. ('어웨이크'는 광고도 해서 영화를 가끔 보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영화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영화. 섹시 슬랩스틱 로맨틱 코미디랄까, 다른 영화에 비교하자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와 비슷한 풍이다.) 이 영화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제시카 알바에게 장난스런 행동을 하자 제시카 알바가 또 예의 비슷한 대사를 날린다.

 (굳이 글로 적지 않아도 알아들을 만한 대사이고, 그래도 욕은 욕이다 보니 굳이 이 대사를 글로 적진 않겠다. ^^;)

 똑같은 욕도 하는 사람에 따라선 참 다르구나 싶다. 식당 할머니가 내뱉으면 구수한 정감이 느껴지고 껌 씹는 고딩이 내뱉으면 한심해 보이고 내가 내뱉으면 무지 웃기단 소릴 듣지. 제시카 알바가 그런 표현을 하면...? 무지 XX스럽다. X XXXX 만큼 말이다.(닭살 자체 심의)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건 물론 영화를 봤기 때문에 느끼는 걸 수도 있고, 단지 내가 남자라서 그렇게 느끼는 걸 지도.


 엊그제 '굿 럭 척'을 보다 이 대사를 듣고 나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옛날 멜라니 그리피스의 영화를 보던 생각이 났다. I quit이란 대사를 두 번째 들었을 땐 왠지 재탕이라는 느낌에 식상했는데, 어째서 제시카 알바의 "Axx xxxx"이란 대사는 2번째 들어도 듣기 좋았을까? 글쎄, 일단은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의 매력이라고 해두자. ^^





필자 주: 멜라니 그리피스가 2편의 영화에서 I quit이라고 외쳤던 건 확실한데 그게 위의 두 영화인지는 아직도 긴가민가함. 혹시 확실히 아는 독자가 있으면 알려주기 바람. (그런 사람이 있을 가능성 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