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재결합 본문

잡담끄적끄적

재결합

thezine 2007. 4. 1. 22:5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랜만에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알럽스쿨이 한창일 때 동창모임방을 내가 만들었었고 군대 휴가에 맞춰서 첫 모임을 했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첫 모임이었는데 그 후로 또 7년 가까이 세월이 지나서 다시 만났다.

동창모임을 처음 했을 때도 다들 변한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이제 완전히 사회인이 다 된 친구들 모습에 또 한 번 제대로 놀랐네.

생각해보니 외할머니댁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왜 친구들 만날 생각을 못했나 싶다.

걸어서 10분이면 볼 수 있는 친구들이었는데 말이다.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은 느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리를 일어나고 보니 막차 시간이 다 되었다. 부지런히 걸으며 뛰며 전철역으로 향했는데 처음 탄 열차도 타이밍이 좋았고 갈아타야 하는 열차도 마지막에 조금 뛰어서 문이 닫히는 순간에 탈 수 있었다. 숨은 차지만 그 기분은 최고. 열차 안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술기운에 쪽팔림을 무릎쓰고 사진도 찍었다. 이 후에 한 번 더 갈아탔는데 그 때도 열차가 때맞춰 곧바로 들어왔다. 이 날 저녁, 열차 시간 하나는 예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창들과 헤어져서 다른 술자리에 합류했는데 그곳은 이미 파장 분위기. 한 30분 앉아있다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날씨는 딱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이것보다 더워지면 땀이 좀 나기 시작할 것 같다. 아침에 출근길에는 늘 북적이는 이 길이 밤에는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하다. 길 저 끝까지 인적도 보이지 않고 등불들만 켜져 있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생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는 것처럼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때 같이 놀던 녀석이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내 앞에 앉아있는데, 어찌 목소리는 이렇게 굵어진 걸까, 어찌 이리 배들이 나왔을까. 어찌 이리... 어른들이 되었을까.

어릴 때 달리기를 잘 했던 녀석을 오랜만에 만나선 '그래 너 달리기 잘 했잖아', 반장했던 녀석에겐 '네가 반장이었지'... 어른이 된 녀석들 얼굴엔 어릴 때 얼굴과 기억이 겹쳐져 보였다.

하지만 하도 오랜만이라 옛날 이야기밖엔 할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생각보다 할 이야기가 많았다. 어디 사니, 무슨 일을 하니, 결혼은 했니, 애인은 몇 살이니...

이젠 서울 곳곳에 흩어져서 살고 있지만 항상 모일 땐 그 동네라고 하니, 아무래도 밤늦게까지 놀다가 가까운 외할머니댁에서 자고 오는 날도 생길 것 같다.

'잡담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자와 막걸리  (2) 2007.04.16
대전이형 집들이(3/3)  (1) 2007.04.02
hsk project  (3) 2007.03.19
기변병(機變病:기종 변경 병)  (0) 2007.02.23
Ennio Morricone  (2) 200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