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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데자부

thezine 2021. 2. 11. 01:18




지정생존자라는 제목을 어디에서 본 기억도 있고,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를 보니 한 때 집중해서 감탄하며 보았던 미드 '24시'가 떠오르기도 해서 두 회를 봤다.

한 회가 끝나기 전부터 '24시' 느낌이 팍팍.

프렌즈를 시작으로 Band of Brothers, 일드 몇 가지에 빠져서 주침야활하던 시절, 24시라는 드라마는 처음 보는 빠른 템포에 긴장감에 반전에 반전... 첫 시즌은 정말 이런 드라마가 있다니 우와 하면서 봤다.

그러다가 시즌이 넘어갈수록 복장 터지는 사고뭉치 딸내미는 요즘 같으면 빌런 소리 들었을 캐릭터였고, 다이나믹한 반전도 자꾸 반복되다 보니 '적당히 해라' 싶은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어디쯤에선가 시청을 멈췄었지.

지정생존자도 이제 두 회차를 본 건데 '24시'의 그 느낌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난 영화건 드라마건 현실의 잣대보다는 극 속에서의 설정에 따르면 현실성을 양보할 수도 있는 취향이다. 그래도 극 속에서 자기들이 세운 설정과 세계관 하에서는 앞뒤가 맞고 일관성은 있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지정생존자를 보다 보니, 가지런한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다가, 가끔씩 톱니 하나가 틀어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시치미 뚝 떼고 다시 가지런히 깔끔하게 톱니바퀴가 돌아가니 다시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잡고 그 다음 이야기를 보게 된다.

미드를 처음 접하던 시절에 본 어떤 글에서, 미드는 작가 한 명이 극본을 쓰는 것이 아니고 여러 명이 달라붙어서 협업을 한다고 했다. 그땐 '무슨 극본을 여러 명이 같이 쓴다는 거지?'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플롯이 복잡하거나 스케일이 크거나, 24시/지정생존자처럼 과할 정도로 반전과 복선이 많이 등장할 때는, 작가 여러 명이 극본도 나눠 쓰고 서로 빈 칸도 찾아주고, 각자의 실타래를 각자 풀어가는 식으로 협업을 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의 지정생존자에 대한 의견은... 1) 시작을 했으니 틈날 때 이어서 주욱 보고 싶다. 2) 한두 번씩 확 깨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큰 흐름은 재미있다. 3) 너무 궁금하고 빨리 다음편을 보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그나 저나 키퍼 서덜랜드는 배역 때문인지 나이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24시'에서는 건장하진 않아도 필드 요원 느낌이 들었는데 지정생존자에선 좀 약해보일 정도로 왜소해진 것 같다. 덩치 큰 조연들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미드를 보니 반지하 방에서 창문을 빛샐 틈 없이 막아놓고 살면서 밤새도록 미드를 보던 시절이 생각난다.





사진 잘못 첨부한 건데 안 지워지냐. 티스토리 편집기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