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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실제론 일요일 아침에는 교회를 가느라 만화를 본 적은 별로 없긴 하지만, 아무튼 어렸을 때 만화로 잠을 깨던 기억은 생생하다. 6살 때, 만화를 보면서 잠을 깼었다. 그 소리에 잠이 깬 건지, 잠이 깨서 그걸 본 건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그림을 보여주던 그 TV 화면은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10월에 군대를 가서 군대에서 처음 맞는 겨울, 훈련복 소매로 콧물을 닦으면서 추위에 떨던 그 때였다. 6살 때 잠에서 깨어 부시시한 눈으로 만화를 보던 기억을 떠올린 게 말이다. 내 기억 속에 그 이불 속은 따뜻하고 포근했고, 멀리서는 어머니가 음식을 만드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압력솥 꼭지가 딸랑거리는 소리였던 것 같다.) 만화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재미있었고,..
'장발장'의 원래 제목이 '레미제라블'이라는 사실, 그리고 '레미 제라블'이 아니라 '레 미제라블'이라는 사실을 안 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다. 그리 풍부하지 않은, 지금 보면 초라한 고등학교 도서관에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던 소설책으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2권짜리였는데 한 권만 해도 600-700백 페이지는 됐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어찌어찌 더 두꺼운 책을 읽기도 했지만 아무튼 당시 읽었던 책 중엔 가장 두꺼웠던 것 같다. 그 시절, 생각해보면 내가 프랑스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만화나 소설 속에서 접한 삼총사 이야기, 몽테 크리스토 백작, 괴도 뤼팡, 그리고 위인전기에 나온 키작은 루저-_-; 나폴레옹 이야기 뿐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삽화 하나 없는 그 두꺼운 소설책을 읽으면서도 머리 속으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