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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민방위

thezine 2014. 9. 26. 00:16

세상에 쓸모없는 행사 중에 하나. 어느덧 6년차다. 첫 4년인가는 반나절짜리 외출(?)의 기회를 주는, 싫지않은 교육이었지만, 5년차부터인가 아침 일찍 참석해야한다.

고작 하는 일이래야, 평소에는 인터넷에서만 접했던 어버이연합스런 꼴통 아저씨들이 나와서 50년 전 시대정신을 횡설수설 떠드는 것을 듣는 일, 그리고 민선 구청장이 사람 좋은 척 웃으면서 인사를 하면 본의 아니게 얼굴 도장 찍히는 정도.

원래 정해진 날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더 가까운 곳으로 슬슬 걸어서 다녀왔을 텐데, 날짜를 놓쳐서 버스타고 가야한다.

일찍 일어나는 거야 그냥 잠깐 귀찮은 일일 따름이고, 번거로움도 금요일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뒤로할 수도 있는 건데, 이유 모를 기분은... 마치 군대 가던 전날 기분? ㅎㅎ

입대 전 한참 동안을 뻑적지근하게 환송회를 지겹도록 해댔지만, 마지막 날 만큼은 혼자 조용히 보냈지. 뭔가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잠이 오지 않아 뒤척였다. 쓸쓸했고, 혼자구나 싶고, 당장 내일이면 알 수 없는 일들이 기다리는 막연하고 난감했던 느낌.

민방위 소집은 1시간이면 끝나지만, 군대보다도 훨씬 긴 시간들을, 나는 더 많은 것들을 모르는 채로 헤쳐 나가야 해서. 비슷한 기분. 인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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