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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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육군 병장학교라고 내가 약칭한 이 코스가 뭔고 하니, 미군들이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하려면 수료해야 하는 교육코스다. 당시 세계에 4곳인가? 그 중에 한 곳이 우리나라에 있었다. 일본에 있는 미군들도 이 교육을 수료하러 우리나라로 오곤 했었다. 교육 인원이 제한되어있고 한국 육군에겐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카투사 중 일부만 본 교육을 수료했다. 난 조~오타고 지원해서 선발이 됐었는데, 막상 가서는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하지 ㅆ ㅑ ㅇ' 하는 생각이 절로...--;
저 작은 곳에서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 추운 겨울에 X고생한 생각이 갑자기 나는군. 잠 쫓으려고 머리가 띵할 정도로 하루에 10잔도 넘는 커피를 마시고도 결국 교육 시간에 졸다가 갈굼당하곤 했던...-_-;; 그래도 마지막 시험에서 100점을 받아서 우등졸업생 리스트(Commandant's list)에는 턱걸이&체면치레를 했었다.
사진 왼쪽의 동그란 점은 물탱크탑이다. 부대 뒷산에서 Land Navigation이라고, 지도랑 나침반, 각도기를 들고 내가 있는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내거나 하는 걸 했는데, 그 때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가 저 물탱크였다. resection, intersection.... PLDC나온 사람들에겐 추억의 지도놀이.... -_-
캠프 잭슨 식당은 음식이 잘 나오는 편이었다. (참고로, 당시 캠프 잭슨은 미군부대 중에서도 음식이 훌륭한 편이었다. 그 외에 음식이 잘 나오는 곳이 JSA였음. 그 깡촌에 있는 애들 음식이라도 잘 먹이는 게 맞겠지.)
논산훈련소에서 막 건너온 신병들에겐 미국음식이 식사로 나오고 음료대에선 콜라가 콸콸(?) 나오는 이 곳이 마냥 신기했었다. (일반 군부대를 제대한 사람들은 이해가 안갈 것 같다. 군대 식당에서 콜라가 나오고 랍스터가 나온다니.) 특히 이곳 햄버거가 맛이 좋아서 '잭슨 버거'로 불렸는데, 맛은 생각나지 않지만 문득 그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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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각설하고, 이렇게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인데 국내 사이트인 DAUM은 지도에 표시할 수 없고, 외국 회사인 구글 서비스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개인적으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외국에서 들어온 자본에 대해서는 그런 구분 없이 한국의 금융기업을 소유할 수 있는 현실이 역차별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재벌들의 상황도 비슷한 경우 아닐까.
한국이든 중국이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을 통제하던 '국가'라는 존재가 이렇든 외부의 힘에는 무기력해지는 지점들이 있다는 건 2009년을 사는 우리들에겐 참 재미있고 아이러니하다.
이 이야기를 하려던 건데 군대 시절 추억담만 길게 늘어놓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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