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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9356

코펜하겐에서 들려온 또 하나의 실패담

thezine 2009. 12. 21. 21:57

 위 사진은 그린피스에서 미리 코펜하겐 이산화탄소 감축 정상회담의 실패를 예견하고 내건 광고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예상한 것과 같이 코펜하겐에서 열린 각국 정상들의 회담은 실망만 남기고 끝났다고 한다.


 세계의 굴뚝이 되어버린 중국, 그리고 그 다음을 잇는 인도는 '그동안 니네가 오염시켰으니까 니네가 책임져'라며 서방 선진국들에게 온난화/가스감축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중-미 관계에 심하게 베팅을 한 오바마 정부는 중국과 '공동으로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듯 하다.


 개개인에게 최선의 선택이 모여 공동체에는 최악의 선택을 가져오는 일이 생기듯, 국가 정상들이 코펜하겐에 모여서 각자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선택한 조치들이 결국은 지구의 파국을 한층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를 막는다고 해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류는 이미 불가능한 미션 외에는 달리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 이른 건지도 모르겠다.


 이 와중에도 서방 세계의 극우 세력들은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난화'라는 주장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과학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믿고 있고 미국 유권자의 40% 정도의 사람들은 여전히 이산화 탄소 저감 정책이 불필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중국, 인도 등 전세계 30억 인구의 수원지 역할을 하는 티벳의 빙하가 이미 20%나 감소했고 전에 없는 환경재해들이 매년 수십 만 명의 인명피해를 내고 있지만 아직도 '긴급하고 임박한 위험(clear and present danger)'가 도래했다는 인식을 가져오기에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


 수천 년 전 건설된 피라미드에도 '요즘 애들 버릇없다'고 적혀있었다는, 근거는 없지만 왠지 그럴 듯한 이야기가 있다. 지금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걱정들도 잘못된 오해였으면 차라리 좋겠다. 나날이 더해가는 과학적 증거와 경험적 증거(자연 재해)를 봤을 땐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