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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게이지

thezine 2017. 7. 23. 23:04

인터넷의 등장 이후 게시판이 활성화되면서 생겨난 현상인 것 같다. 무개념+<여자, 남자, 노인, 학생, 아기엄마, 회사원, 흡연자, 교사, 목사...> 형태로 다양한 집단이 거론되는 일.

흉악범죄 뉴스를 접할 때면 세상이 흉흉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옛날보다 정보가 널리 전파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개념 집단도 원래 많았던 것인지, 아니면 무개념 소식이 많아진 건지, 그건 알 수 없다.

공유버튼을 누르고 두 번 정도 화면을 터치하면 원본이 전달될 만큼 정보의 전달이 쉬워졌고 그만큼 분노도 쉽게 퍼져나간다. 같은 이야기인데, 분노도 지금 세상에 분노할 일이 더 많아진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분노를 공유하기가 더 쉬워졌다.

홍콩 만큼은 아니지만, 살아남기 꽤나 어려운 이곳 한국에서 살면서 분노도 쉽게 쌓이고 이 분노는 핸드폰 앱을 통해 쉽게 퍼져나간다. 그리고 한편으론 무개념 누군가에 분노하며 무의식중에 '나는 안그런데', 하는 심리가 조그만 위로가 되는 것 아닐지, 조그맣게 여기저기서 모은 분노를 마침 게시판에 올라온 누군가를 향해 분출하는 것은 아닐지.

오~래 전 토익시험장에서 있던 일이다.  신경이 곤두선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부터도 선풍기소리, 창문 여닫는 소리에도 예민하게 쏘아붙이던 모습에 워워 좀 살살 해 말하고 싶은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반대로 내가 유난히 까칠했던 순간들도 있다. 뭐가 됐든, 분노의 총량을 줄이던지, 개개인이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사회적 분노를 줄이던지... 그런 고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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