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아이의 언어 본문

잡담끄적끄적

아이의 언어

thezine 2019. 5. 28. 23:50

잘못을 해서 혼냈는데, 늘 자신에게 사랑만을 말해주던 엄마 아빠가 자신을 혼내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나보다. 

 

"엉엉, 나 아빠 좋아한단 말이야 (그런데 왜 나 혼내. ㅠㅠ 나한테 )이러지마 ㅠㅠ"

 

 

 

언젠가는 욕조에 물을 받아서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목욕을 하자고 했더니

 

아주 신이 나서 누나에게 빨리 목욕하러 가자면서

 

"누나, 우리 빨리 부끄러워지자!(=옷 벗자) 꺄하하하"

 

 

 

더러운 것을 닦은 휴지를 변기에 던져넣었는데, 그 모습이 본인이 방을 어지럽히는 것과 같은 행위로 보였는지

 

(다 알아~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히히 아빠 장난꾸러기~~(장난꾸러기와 말썽꾸러기를 구분 못함)"

 

 

 

외국에 있는 엄마와 영상통화 하는 핸드폰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엄마 어디야? 나도 거기에 있고 싶어 (나도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잘 자다가, 어떤 꿈을 꿨는지, 아이가 깨어나서 서럽게 울면서 이야기했다.

 

"(꿈 속에서) 아빠 없었어. 엉엉"

 

 

 

 

아직 어리고 책도 읽지 못해서 어휘력은 부족한데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 능력은 부족한데)

 

단순하면서도 마음을 울리거나 기억에 남는 말을 하곤 했다.

 

 

 

지금은 이미 혼도 많이 나보고, 

 

청소와 어지름을 구분할 줄도 알고,

 

가끔 아빠 엄마가 집에 없으면 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세상을 많이 알아버려서(?) 예전처럼 깜찍한 말은 많이 하지 않는다.

 

 

 

엄마가 비행 갔다 오늘 돌아왔는데 "어젠 엄마랑 잤으니까 오늘은 아빠랑 잘래." 하며

 

앞뒤가 안 맞는 말로 아들바라기 엄마를 섭섭하게 하는 이 녀석은 왜 이렇게 아빠를 좋아하는 걸까.

 

나도 어릴 때 아빠가 참 좋았는데 집안 내력일까,

 

아니면 아들에게 아빠는 원래 그런 존재인 걸까.

 

잘나고 못나고 간에, 아빠는 아들에게, 엄마는 딸에게, 유일하고 중요한 롤 모델일 것이다.

 

 

 

아이의 언어는 단순하고 진한 맛이 있다. 

'잡담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시직원의 아이러니  (0) 2019.12.09
고다꾜  (0) 2019.11.19
Motivation is graduation  (0) 2019.05.18
금속헤어살롱  (0) 2019.05.02
매일이별  (0) 2019.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