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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평] 고급진 어휘란

thezine 2023. 7. 8. 16:56

'여행의 쓸모'라는 책을 새로 펼쳐들고 읽던 중 '궁벽진' 단어를 보고 사전을 찾아들었다.

요리 전문가로 (본인은 요리전문가, 쉐프 같은 표현을 쓰지 않는 듯 하지만) 그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없을 듯한 백종원님이지만, 본의 아니게 그가 퍼트린(?) 단어 하나가 종종 거슬리곤 했다. 백종원님이 요리법을 설명하는 영상에서, 무언가 필수는 아니지만 추가하면 좋을 재료를 추가하면서, '이러면 보기에도 더 고급지쥬'와 같이 충청형 어미와 어우러져서 입에 촥 붙는 표현을 쓰곤 했다.

고급지다는 표현이, 고급스럽다의 잘못된 표현이려니 생각해서 이런 표현은 쓰지 않는 게 좋겠는데, 라고 생각해왔지만 나도 가끔 입에 붙은 고급지다는 표현이 튀어나오곤 했다.

  그러다 오늘 이 책을 보다가 궁벽지다는 표현을 찾아보니 궁벽하다, 궁벽지다 모두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 내친 김에 찾아보니 고급지다라는 표현도 원래 있는 표현인 것 같다. 인터넷 사전이라 표준어로 인정받는 표현인지는 모르겠고, 사용례로 나온 문구도 '14년도 스포츠신문에 나온 문구라서 공신력이 있는 참고문헌은 아니긴 하지만, 이정도면 그냥 써도 무방하겠다.

원래 있는 말이라고 하니 백종원님이 더 퍼트렸다 아니다를 논하는 것도 불필요해졌다. 딱히 중요하게 보는 사람은 없지만 혼자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작은 마음 속 걸림돌이 하나 사라짐.

참고로 '궁벽지다'는 말은 후미지고 으슥하다는 뜻. 영어로는 secluded, remote로 표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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