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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나란히 달리는 여러 대의 전철들, 여러 종류의 사철(민자 전철) 중에 '한큐'라는 전철의 우메다역에서 교토행 열차를 탔다. 우메다는 오사카의 도심. 전날 공항에서 구매한 '간사이 패스'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인근 도시들을 잇는 다양한 사철들과 사버스(? 민자 버스)들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오사카 인근은 JR(우리나라 철도공사처럼 처음엔 공영, 나중에 민자 전환)보다 사철이 발달해서 사철만 이용할 수 있는 이 패스만으로도 대부분 지역을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전철 가판대에 수 많은 잡지들. 일본어를 알았다면 몇 권 사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잡지가 그렇듯 평균적인 수준의 '트렌드'와 완전히 일치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잡지를 뒤적거리다보면 문화적인 단면을 이해하긴 좋을 것 같다. 지..
2월 2일-5일, 4박5일간 일본 오사카 일대로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이 꼭 가고싶었다기보다는 어딘가 휙 다녀오고 싶었다. 그래서 오사카는 예전에 대충이나마 다녀왔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또 가기로 했다. 물론 예전에 워낙 대충 구경해서 별로 겹칠 것도 없었다만. 여행의 기록을 어떤 식으로 정리해볼까 했는데 역시나 '사진+주석'이 가장 익숙하고 편하다. 싸이월드에 여행 사진을 부지런히 올리는 사람들은 친절하게 가장 마지막 사진부터 올려놓지만 아무래도 여행 순서대로 사진을 올리는 것이 나 스스로 글을 쓰면서 그때 그때 느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첫날 사진부터 먼저 올린다. 올리려고 추린 사진만 해도 120장 정도 되는 듯 한데 그래도 역시나 빼버린 사진이 아쉽다. 나는 글도 길게 쓰지만 사진도 이것 저것..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다른 사람들 대부분도 마찬가지겠지만) '시네마 천국'의 OST였다. 고1 때 반 전체가 다른 학교 반 전체의 같은 번호 여학생들과 편지를 주고 받던(PEN-TING이라는, 추억의 단어 -_-;;) 적이 있는데 그때 알게 됐던 친구가 선물로 줬던 영화 음악 테이프, 참 많이 들었었다. MP3 이전에 CD로 넘어오면서 노래의 '트랙' 구분이 명확해졌지만 '시네마 천국'의 OST를 여러번 들으면서 노래가 나오면 제목과 순서가 생각날 만큼 많이 들었었다. 그 후 영화 정보를 이것저것 줏어듣다보니 엔니오 모리꼬네의 대표작들에 대해서도 알게 됐는데 흔히 꼽는 건 1.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한글 제목이 따로 없는 듯.) 2. 미션(너무나도 유명한 '가브리엘의 오보에'..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여행 에세이(?)를 쓰는 사람이 있다. 특징이라면 위와 같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이용한 삽화를 곁들인다는 점. 내가 알고 있는 이 사람의 스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연대 건축과 97학번 정도, 건설회사에서 3년 정도 일했음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며 중앙일보, 좋은 생각에 기고. 건설회사에 근무하며 '오기사'로 불렸기 때문에 필명이 '오기사', 본명은 오영욱 처음에 접한 건 '좋은생각'이었다. 유럽 어딘가 까페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삽화가 눈에 띄었다. '여행작가'라는 직군에 포함되는 것도 참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얼핏 봐서 글만으로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을 바탕으로 펜으로 그린 듯한 그림은 개성이 뚜렷했다. 건설회사에 3년 일한 것 때문에..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며 오사카에서, 히메지에서, 쿄토에서 묻어왔을지 모를 먼지들도 아마 함께 씻겨 내려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움직일 땐 거추장스럽기만 했던 짐가방이 방 한 구석에 빈 채로 놓여진 모습을 보니 이젠 추억을 만들어준 동료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한 동안은 퇴근 후에 집에 돌아와 사진 속에 남아있는 순간들을 1대1로 마주하며 대화를 나눌 일이 남아있다. 900여장의 사진을 추려내고 그 중에 골라진 사진들이 인화되어 배달되길 기다리는 일도.
TOEIC이 만들기 어려운 시험도 아니고 왜 외화를 들여가며 시험을 수입할까,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었다. TEPS가 나왔지만 이것도 마케팅 능력 부족 때문인지 아직은 시원찮다. GRE, GMAT, TOEFL처럼 용도에 따라서 지정된 시험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일반적인 취업을 위한 자료로 굳이 로열티 들어가는 시험을 볼 필요는 없었다. YBM SISA의 주가가 떨어졌다니, 주식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생각지 못한 영향이다. YBM은 그동안 손 안대고 코풀었는데 아쉬울 만도 하다. 제대로 된 시험 하나 개발해서 후딱 대체 좀 했으면 좋겠다. 신학용 의원이라는 사람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인데, 정치인이 간만에 좀 제대로 된 발의를 한 것 같다. 여의도에 워낙 밥값을 못하는 인간들만 있다보니.
이번 주말에 오사카로 떠난다. 기분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충동적으로 일정을 잡았다. 슬슬 여행을 준비하며 다시 보는 오사카, 교토의 모습. 오랜만에 일본에 다시 간다. 이번에는 오사카! 2001년 2월에 4박5일간 지냈던 곳이지만 당시에는 미국에 배낭여행을 가는 도중 항편 때문에 들른 곳이었고 사전 준비 없이 가서 대충 둘러보고 왔었다. 세상에 못가본 곳 천지인 고로 대충이라도 가본 곳을 또 가는 것에 대해 약간의 고민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 여행을 가는 건 일상을 벗어나는 것+친구들과 왁자지껄 놀아보는 것 정도로 목표를 정했다. 사진의 오사카 성은 오사카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들리는 곳이다. 이 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싸이를 돌아다니면 종종 마주친다. 정확히 말하면 오사카성의 '천수각'..
Wellesley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한 친구가 있다. Wei, YingLin이라는 대만 사람인데 고등학교 무렵부터 미국에서 기숙사 학교를 다녔으니 아마 대만에선 나름 있는 집안 사람이었을 것도 같다. 연대로 교환학생을 왔을 때 교환학생 도우미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다. (이름도 참 복잡한 Wellesley대학은 보스턴 근교의 여학생만 다니는 기숙사형 college다. 예전에 미국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인가 하는 부엉이처럼 생긴 아줌마하고 힐러리 클린턴이 다녔던 학교. 학교의 이미지는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흔히 이대에 대해 생각-편견을 포함해서-하는 이미지하고 비슷하다.) 비교문학이라는, 개념도 생소한 전공을 공부한 것에 대해 그 친구가 한 때 줄곧 보내던 email 소식지에는 이렇게 써있다. "비교..
아프리카에서 선교사가 현지인의 손을 잡은 모습이라고 한다.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운 야윈 손가락, 너무할 만큼 극단적인 대조. 이보다는 조금 나아보이지만 그렇다고 결코 좋아보이진 않는 한국의 과거도 있다. 어디에서 태어났느냐 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 오래 전에 한 잡지에서 아인슈타인, 에디슨.... 등 위인들이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입시교육에 시달리다 범재로서 인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마 Readers' Digest였던 것 같다. 그 후에 꽤 널리 퍼진 듯 함.) 물론 그 글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똑같은 사람이더라도 환경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 건 사실. 미군부대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1세계 사람을 非1세계 사람의 입장에서 대해도 보고 중국 생활을 하면서 은근히 상대..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하는데 나는 적당한 웹사이트의 형태를 찾아서 오랫동안 고민에 고민을 해왔다. 이미지를 편집해서 홈페이지를 꾸미는 노가다는 앞으론 불가능할 듯 하다. 게시판을 만들어주는 제로보드를 처음 설치할 때는 '아 이거야' 했는데 재주가 부족한지 나만의 차분한 느낌을 찾지는 못했다. 블로그 형태를 만들어주는 툴(zog라고 불리는)을 사용해봤으나 역시 노력 부족인지 원하는 형태로는 만들지 못했다. 제로보드처럼 웹계정에 직접 설치해서 블로그를 만드는 '태터툴즈'라는 걸 알게 됐고 '태터툴즈'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블로그를 무료 시범 서비스 중인 '티스토리'를 알게 됐다. 사실 그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알게 모르게 흩어놓은 글들이 꽤 된다. 이번엔 정착할 수 있길 바라고, 그럴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