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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수준 = 정치의 수준 본문
실패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김영삼도 직선으로 대통령에 뽑혔던 사람이다.
이번에 누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든 그 결과도 우리나라의 시민 의식의 수준.
다른 후보를 찍은 사람은 속상할 수 있지만,
그래도 국가 수준과 개인의 수준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기실, 선출직 공무원은 99%는 이미지로 뽑히는 사람들이다.
제대로 실력이 검증되고 정책이 검증되서
그 결과를 유권자들이 이해하고 선거를 하는 이상적인 경우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에 관심이 많고 수구와 진보 신문을 고루 읽고 책도 많이 읽은 도시 엘리트,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왔으며 바깥 소식은 AM라디오랑 동네 소문 뿐인 촌로,
지식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선거 때는 똑같이 한 표만 행사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다.
직선제 선거에서 정형근 같은 사람이 당선되는 것도,
지방의원 세비를 마음대로 올리고 성희롱을 하고 공무원한테 육두문자나 날려도
지역당 깃발만 꽂으면 아무 문제 없이 당선되는 것도,
심지어 허수아비를 출마시켜도 모 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고 했던 것도,
이회창 같은... 사람이 출마 선언 전부터 20%의 지지를 얻는 것도,
박정희에 향수를 가진 사람이 많은 것도,
전두환 때가 제일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박근혜 같은 국가주의자와 극우반공주의자가 인기를 얻는 것도,
어떤 사람들이 조선일보가 가장 좋은 신문이라고 믿는 것도,
그 외에 어떤 정치현상과 결과도
모두 시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대표하는 결과물들이다.
전세계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반공이 이슈가 되는 나라,
반공 밖에는 외칠 게 없는 후보가 20% 지지율을 얻은 나라,
IMF가 부패한 경영자가 아닌 노동자 때문이라고 외치는 후보가 50% 지지율을 얻는 나라,
한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슬퍼하는 많은 이들이여,
마음의 여유를 갖고 10년, 20년 후를 보고 기다리시라.
그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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