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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9356

2007 정상회담, 역사의 아이러니

thezine 2007. 10. 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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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ssue.media.daum.net/summittalk/200710/02/khan/v18313429.html


오늘 뉴스는 단연코 정상회담 속보 경쟁이 치열해보인다.
1시간도 되지 않은 일에 대해 긴 기사를 올리는 발빠름, 혹은 준비성도 보이고
어떤 기사는 오전에 먼저 나온 기사에 중요한 내용을 조금 덧 붙여서 새로 쓴 기사도 보인다.

그 중에 위 기사를 보고 눈에 띄는 구절이 있어서 캡쳐해서 올린다.

'김 국방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노 대통령이 북한의 3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고 한다.

한 언어를 쓰고 동질적인 역사를 공유하는 공동체이면서도
철천지 원수로 '주적'을 따로 명시하면서까지 지냈던 두 나라가
이제는 그 지도자들이 만나 인사를 하고 상대 군의 사열을 받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서로 박정희 김일성 때려잡자고 특공대를 보내던 세월이 지나
이제는 그 군대가 상대국가 원수를 위해 도열하는 시절로 바뀌었다.


아무런 사전 비용도 없이 통일을 치르기 원하는,
지금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통일의 발걸음을 떼기보다는 훗날 몇백배의 비용을 치르길 선호하는,
통일을 말하지만 통일을 향한 어떤 조치에도 반대하는 '선량한 국민들'은
여전히 정상회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게다.

또한 다음 정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한나라당도
2007 정상회담에서 행여나 실질적인 진전과 성과를 얻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모든 것을 정치적 유불리로 판단하는 것은 정치인의 속성이지만
정상회담 만큼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 지지해준다면
끝내 한나라당만큼은 믿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더 신뢰를 주었을텐데 말이다.



어쨌거나 두 번째 발자국을 떼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해빙기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경색 국면이 찾아왔었고
마침 다음 정권은 한나라당에서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고로
다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높다.

아쉽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그것 역시 역사의 일부.

역사는 결국 한 방향으로 흐른다.
다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