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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양평 시골 구석에 있는 모처에 다녀왔다. 회사에서 1박2일로 갔는데, 이런 모임이 대체로 그렇듯 밥 먹고 술마시는 것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멀리 가는 것이 별 의미는 없다. 아마 단순히 숙박시설이 양평쪽, 혹은 경춘선 인근 같은 근교에 있기 때문에 그런 동네로 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이번엔 색다르게(?) 아침에 주변 산책을 했다. 산책로를 잘 몰라서 5분만에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요즘 온도가 영하 5도 내외를 왔다갔다 하곤 있지만 사무실에서만 지내다보니 추운지 어떤지도 모르고 지낸다. 양평 산골짜기도 기온은 서울보다 더 낮았겠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 춥진 않았다. 하지만 오가는 차 안에서 내다본 남한강줄기가 얼어있는 모습을 보면 겨울은 겨울이구나 싶다. 저 물줄기 윗쪽 어딘가부터 아래를 ..
상해에서 자취를 하면서 요리를 가끔 해먹다보니 '음식에는 제철이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제철 음식은 맛도 좋고 값도 싸다. 반대로 말하면 제철이 아닌 음식을 먹으려면 더 비싼 돈을 주고도 더 맛없는 걸 먹어야 한다는 말씀. 과일을 사먹을 때도 제철 과일을 주로 골라 먹었다. 더 적은 액수로 더 맛있는 과일을 살 수 있었기 때문. 요즘은 직장에 다니며 혼자 살다보니 간단한 요리 외에는 해먹지 않는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은 음식재료가 남아서 못먹고 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언젠가부터 굴이 땡긴다. 겨울에 파는 신선한 굴은 그닥 비리지도 않고 맛도 상쾌하다. 겨울이 가기 전에 굴을 많이 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시장에서 담아놓고 파는 굴은 왠지 찝찝하고, 가끔 마트에서 파는 ..
오늘 뉴스에 보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렌타인데이와 관련된 물품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소식이 있다. 장미도 팔지 못하게 하고 빨간색 포장이 들어간 물건도 팔지 못하게 한단다. 재밌는 건 이런 조치가 매년 있던 거라 젊은이들도 미리 선물을 사두거나, 아니면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근 지역으로 가서 발렌타인데이를 즐긴다고도 한다. 우리가 보기엔 참 답답하지만, '과격테러'의 이미지에 비하자면 그래도 이 정도면 귀여운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엊그제 파키스탄인 이주자가 저지른 명예살인에 대한 기사 2건을 읽었다. 한 건은, 영국에 살던 파키스탄 이주민 가족이 딸을 속여 파키스탄 여행을 떠나자고 한 후에 강제 결혼을 시키려고 했던 부모에 대한 기사였다. 딸은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해서 파키스탄 주재 영국 외교관..
설날 연휴 내내 날씨는 맑았다. 아쉽게도 몸상태가 안 좋아서 고생을 했는데, 그렇지만 않았다면 훨씬 더 즐거웠을 며칠을 보냈다. 역시 뭘 하든 체력이 중요하다. 잘 놀려면 건강해야 한다는 나의 지론을 또 확인했네. 송정 바닷가에서 태양을 찍었다. 여기저기서 햇빛을 많이 봐서 며칠 새 조금 타진 않았을까. 이번엔 몸이 안 좋아서 고생을 했지만 그 와중에도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놓치는 것이 아쉬웠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몸만 괜찮았다면, 직접 발로 걸어다니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것들. 집에도 다녀오고 군생활의 추억이 남은 곳 부산도 다녀왔다. 돌아다니고 구경하는 걸 좋아하지만 집에 왔을 때 편안함 역시 그 못지 않게 좋아한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집을 나서는 '명절'을 생각..
토요일 아침이면 공용 세탁기가 아주 바쁘게 돌아간다. 연휴 첫 날, 첫 스케줄은 빨래하기. 창문으로 볕이 들기에 건조대를 일부러 볕이 드는 곳으로 옮겨놨다. 그러고 보면 빨래를 볕에 말린 것도 오래전 일이다. 연휴라서 그런지 평소 주말보다 모든 것이 조용하다. 서울 사람들이 우루루 가족을 만나러, 아니면 놀러 떠나버린 요즘이 아마 1년 중에 길거리에 차가 가장 적은 날이 아닐까.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점심식사로는 된장에 청양고추를 넣고 끓여 밥을 비벼먹고 설거지를 하고... 손에 물이 마르질 않는다. 주부습진이 왜 걸리는지 이해가 간다. 한참 부산을 떤 후에야 드디어 가만히 앉아 쉴 시간. 좀 조용히 앉아서 책이나 읽고 싶은데 결국 내가 만들어서 한 일들이니, 주부의 생활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
(play를 눌러야 음악이 나옴) 작년 12월 연주회의 MP3파일이 나왔다. 전자공학과 최은철 박사가 encoding한 작품...^^ 전체 21곡 중에 한 곡만 올려본다. 노래를 부르면서, 합창을 한다는 사실이 새삼 즐거웠던 곡. How Can I keep from singing? (번역제목: 내 삶에 노래 흐르네) All rights reserved @ Yonsei Glee Club O.B.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의 유명한 가수 겸 배우 '주걸륜'이 주연뿐 아니라 감독까지 맡아서 만든 영화다. 어딘가에서 이 영화가 괜찮다는 영화평을 보고 즉흥적으로 구해서 방금 봤다. 주걸륜은 그전부터 유명했던 대만의 가수이다. 가수 주걸륜의 노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해서 MP3로 듣곤 했는데 이 정도로 실력이 있는 배우인 줄은 몰랐다. (대만과 중국은 말이 통하니 만큼 중국 본토에서도 아주 유명한 가수다. 홍콩, 대만, 중국 본토의 가수나 영화배우들은 교류가 아주 활발하다. 주걸륜은 공리/주윤발과 함께 '황후화'에도 출연했는데 그러고보면 본토, 홍콩, 대만의 배우가 모두 출연한 셈이다.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더욱 특이하게 느껴진다. 남한과 북한에도 이런 날이 ..
어디서 나왔을까, '불광동 휘발유' 하는 식으로 조폭 별명을 짓는 게. 아마 최양락, 이봉원이 활약하던 시절의 KBS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이었던 것 같다. 노량진에서 킹크랩을 사먹은 이야길 쓰려다가 이런 표현이 생각났다. '나 노량진파 킹크랩이야~ 조심해~' 입구에 들어섰다. 어릴 때라면 그저 비린내 나고 구정물이 튀는 시장으로 보였겠지만 지금 이곳은 욕심나지만 모두 가질 순 없는 물건으로 가득찬 전자상가로 보인다. 왼쪽에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나의 동행들 오늘의 주인공, 킹크랩...이 아니고 비슷한..... 대게? 아무튼 킹크랩보다 작고 킹크랩보다 싸다. 처음엔 킹크랩인 줄 알고 사려고 했는데 킹크랩이 아니었다. 어쩐지 생각보다 싸더라니. 얘는 피부 관리 좀 해야겠네. 왜 다른 놈들은 깨끗한데 이 녀..
나 같은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즐겨 본다. 다큐멘터리 채널을 켤 때마다... 이런 채널을 즐겨보시던 외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나도 좀 늙은 걸까... ^^a 특히나, 내가 가고 싶은 외국 문물에 대한 내용을 방송할 때는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 History채널에서 해주는 다큐멘터리, 혹은 KBS에서 만든 건가, PD가 독백을 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좋다.(목소리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내용은 정말 재밌다) 역시나 가장 재밌는 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기에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볼 때다. 이날 나의 눈에 들어온 건 이집트의 신전과 궁전을 건설한 람세스 집안의 이야기였다. 불가사의하기까지 한 건축 기술을 자랑했던 이집트,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파라오. 이 프로그램의 주제는 웅..
주초에 눈이 꽤 왔다. 그것도 이틀 연속. 눈 오는 날은 누구나 느끼는 묘한 느낌이 있다. 눈송이가 소리를 흡수해서 약간 먹먹하고 고요한 느낌 말이다. 아침엔 늘 바쁘다. 저녁엔 어영부영 30분, 1시간도 잘 보내면서 아침엔 왜 그리 타이트한 건지, 알면서도 늘 타이트하게 산다. 나만 그런가? ^^ 바쁜 와중에 왠지 느낌이 들어 창문을 열어봤다. 전날 일기예보에서 눈이 온다는 걸 본 것도 같았고. 슬리퍼에 눈이 쌓였다. 이대로 며칠 지나면 추운 날임에도 녹아 말라 없어지겠지만. 베란다에 나서면 옆건물 지붕이 보인다. 옆건물은 유치원이다. 유치원 지붕이라 그런지 나름 아기자기한 모양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라지만 우리 나라 건축은 아직 국민소득 수준을 못 따라온다. 그저 '생존'만을 위해 최소한의 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