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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독일과 2009년 한국의 유사성 - 괴벨스와 최시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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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독일과 2009년 한국의 유사성 - 괴벨스와 최시중

thezine 2009. 7. 12. 14:49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요즘 정치 이슈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디어법과 4대강공구리 사업이다. 그 중에 미디어법의 핵심은 재벌과 조중동이 공중파 보도 채널을 소유하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핵심 관계자 중 한 사람인 최시중 위원장의 최근 언급을 보며, 그리고 독일 나치당의 제국선전부 장관이었던 괴벨스의 전기를 읽으며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짧게 소개한다.

 최시중 위원장은 MBC의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그리고 괴벨스가 했던 말을 보자.


나치 선전부장관 요셉 괴벨스

 괴벨스는 히틀러가 총리 자리에 오른 후 '선전부'를 창설, 장관으로 취임했다. 방송(라디오)이 앞으로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할 거라 판단한 그는 방송 장악을 중요한 과제로 보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방송국 사장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연단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자신이 권력자임을 시위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결코 숨기지 않는다. 방송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에게 속한다. 그리고 우리는 방송이 우리의 이념에 복무하도록 할 것이다. 방송에서는 그 어떤 다른 이념에 대해서도 발언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나서 괴벨스를 포함한 나치의 주요 담당자들은 신문, 방송을 장악하고 아예 나치의 방송만 방송하도록 고안된 저렴한 라디오 수신기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길거리에는 기둥에 스피커를 달아 나치의 방송이 전파되도록 했다.
 
 나치의 제국 선전부가 가장 먼저 한 일 중에 하나는 영화관에서 상영하기 위해 제작된 선전용 뉴스영화인 '주간뉴스'가 대규모로 투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전부의 언론국이라는 부서는 매일 언론사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지시'와 '지령'을 내렸다. 이 회의의 명칭은 '방향 설정'이라고 불렸으며 모든 영역에 걸쳐 나치의 방침과 선전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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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괴벨스가 권력에 오른 후에 취한 조치들은 2009년 대한민국의 언론 정책 및 책임자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물론 과거처럼 방송을 직접 장악하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재벌과 조중동이라는 장외 동맹의 든든한 지원군은 과거 1930년대 나치의 권력보다도 공고한 헤게모니를 보장해준다.


'문화부' 장관 유인촌

 유인촌 장관이 한창 전 정권 관련 인사들을 모든 분야를 망라해 몰아내며 '우파 정권에 우파 총장이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길 때 유인촌 장관을 나치의 괴벨스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았다. 실로 괴벨스는 나치 정권의 선동선전의 최일선에서 활약했던 사람이다. 신학과 문학을 공부한 괴벨스 박사는 자신의 인문학적 소양과 재능을 선전선동에 활용한 사람이며 현대의 홍보/선전/PR 분야의 선구자적인 존재로도 불린다.

 그러나 1930년을 전후해 나치가 권력과 선전 수단을 장악하는 과정을 보면 유인촌 장관은 괴벨스보다는 괴벨스가 발탁한 알프레트 잉게마르 베른트(Alfred Ingemar Berndt)라는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나치 선동가의 전형으로서 독일의 통신사들이 통폐합된 독일통신사의 편집국장직을 맡았다.

 그는 야심이 있었으며 '현실을 자신의 의도에 맞춰 묘사하는 능력(나경원이나 전여옥 의원, 그리고 사라 페일린 등 보수파들의 공통적인 자질인 듯 하다.)', 그리고 무자비하고 파렴치한 성격을 가져 괴벨스 장관은 그를 신임하고 선전부의 주요 직책을 맡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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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의 종말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지만(히틀러, 괴벨스 모두 자살) MB 정권의 미래는 그렇게 비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벌과 조중동이 보도채널을 장악하고 KBS와 MBC가 확실히 보수파에 의해 장악된 후에는 보수 정권이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과 정치 현실은 언론재벌 베를루스코니에 정복당한 이탈리아의 전철을 따를 것인가? 5년 후, 10년 후의 우리나라의 현실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