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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 북한의 금강산에서 다시 만난 이산가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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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 북한의 금강산에서 다시 만난 이산가족

thezine 2009. 9. 26. 17:33

9월 26일 이산가족 상봉 첫 만남



  지금 시간 9월 26일 오후 5시 10분. MBC와 KBS1에서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봉하고 있는 장면을 방금까지 보도했다. 오늘이 첫 만남이고 이틀 정도 더 상봉 행사를 하는 것 같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2년 만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행사는 꾸준히 이어져온 것 같지만,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아직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위 사진은 예전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마지막 상봉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장면인 것 같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늘 비슷한 것 같다. 첫날 만남은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 만큼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서먹하고 할 말도 생각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다가도 이렇게 이별이 코앞의 현실로 다가올 때에서야 기약 없는 이별을 실감하며, 손의 체온과 얼굴의 표정을 느끼고 기억하려 하며 울먹이는 모습.


 남한과 북한 사이를 가르고 있는 폭 몇 킬로미터 정도의 비무장지대는 국경도 아니고, 국경이 아닌 것도 아닌, 세계에 단 하나뿐인 기묘하고 살벌한 공간이다. 그리고 그 양측에는 민족 개념이 어떻고 간에, 말 그대로 '가족'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14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그 어느 나라보다 더 멀고 가기 어려운 그곳, 그곳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도 만날 수 없던 그들의 아픔 앞에서, 끝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했던 사람들의 여한 앞에서, 그리고 짧은 상봉을 마치고 다시 만나지 못할 이별을 해야 하는 그들의 절실한 슬픔 앞에서 남한과 북한의 정치인들은 슬퍼하고 송구스러워해야 한다. 당신들의 소박한 바램을 더 빨리 이루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한다.


 단순 이산 가족 외에도 납/월북, 국군포로 등 다른 형태의 이별을 겪은 상황을 정치적으로 풀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테고, 남북관계에서 이산가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변수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정치의 벽은 어느 선각자에게도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오늘부터 시작된 이산 가족 상봉 행사를 지켜보면서,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목격하면서 그들도 느끼는 바가 있었기를 소망한다. 큰 변화도 모두 그렇게 시작하는 거라고 믿는다.

9.26 이산가족 상봉, 노컷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