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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9356

청와대의 면제 군단 이야기

thezine 2009. 9. 29. 11:00
 얼마 전에 '청와대와 현 정부에 군면제자가 이렇게 많다'는 자료가 인터넷에 퍼졌다. 내용은 아래와 같음.



 그런데 애당초 자료가 돌 때부터 자료가 100% 정확하지는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와 비슷한 자료가 올라오면 다른 건 몰라도 유인촌의 경우 병장 제대를 했다는 댓글이 보이곤 했다.


 그리고 오늘 청와대에서는 현정부의 군면제자들에 대해서 일부 틀린 부분이 있는 본 자료를 퍼트리는 사람들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밝힌 사람은 늘 그렇듯 '청와대 관계자'다. 청와대의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가졌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대놓고 발표하자니 쪽팔리고 '가오가 서지 않는' 소식을 살짝 흘리거나, 사람들이 싫어할지 좋아할지 여론을 떠보고 싶을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이다.


 오늘 청와대의 그 '관계자'가 다시 등장해서 한 말이, 위 표에서 '정정길 아들, 이동관, 유인촌, 안병만'은 군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기사 출처) 그 말은 바꿔 말하면 위의 표에서 이렇게 4명만 틀리고 나머진 맞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보니 '정정길의 아들'이라는 부분은 표에는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인터넷에 떠돌던 자료는 이것보다 조금 더 확장된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청와대에서 친절히 확인해준 결과를 대입해보면 위 표에서 X표한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말로 면제자들인 것이 확실하다는 뜻일까?

 위 자료를 보면 '국민개병제(한 국가의 국민으로 일정한 연령에 달하면 일정기간 군에 복무하도록 하는 의무병역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면제율이 상당하다. 최근에는 고령으로 면제가 될 때까지 외국에 있느라 부모님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국무 총리로 임명되기도 했다.(미국의 대학 교수 월급이 너무 적었는지 비행기표가 비싸서 못 왔다고 한다.)
 

 문득, 어린 시절 부의 상징으로 우러러 보았던(?) 각 그랜저가 생각난다. 배기량별로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이 달랐고, 어떤 차에는 '카폰'의 존재를 드러내는 굵은 안테나가 달려있기도 했다. 자동차와 부에 대해 별 개념이 없던 초딩 시절에도 각그랜저는 뭔가 대단한 느낌이었다.

 이제 한국에선 각그랜저 같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군면제 같은 부분도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한 명이 면제인 게 아니라, 어느 집단의 상당수가 군면제자라면 사람들이 그 그룹을 가리켜 '잘 나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단계 말이다.

 아무튼 청와대의 입인 '관계자'라는 분의 확인 덕분에 '면제 군단' 자료가 조금 더 정확해진 것 같다. 아직도 틀린 부분이 있으면 다시 '관계자'께서 확인을 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