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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전쟁 영화는 언제쯤? - '드라마 전우'를 보고

thezine 2010. 6. 26. 23:04

 '전우를 봤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무튼 조금 보긴 했다. 얼마 안 봤으니 이 글은 전우에 대한 평가의 글이라기보단, 한국전쟁을 제대로 그려낸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담은 글이다.


 모두가 아는 북한의 남침.. 뭐 이런 초등학교 역사책에 나오는 내용 외에도, 6.25의 다양한 현실을 담아내는 영화가 이제는 한 편쯤은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6.25가 어떤 것이었는지, 전쟁이 어떤 것인지, 그런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도 없는 거긴 하지만 내가 아는 6.25는 이렇다.

 국민을 버리고 도망간 이승만 정부, 군대 윗대가리들이 식량과 물자를 빼돌려 전투부대에 식량이 늘 모자랐고, 좌우이념 대결 속에 낮에는 국군에게, 밤에는 빨치산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무고한 민간인들... 그리고 반대로 북한의 전쟁 준비 과정이나 전쟁 동안, 그리고 전쟁 후의 그곳 사람들의 생활과 전쟁에 대한 인식은 어땠는지 하는 점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전쟁의 다면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담아내면서도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야기가 살아있는 멋진 영화가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그런 막연한 기대감? 바람? 그런 게 있다.


 한류란 말이 나온지도 꽤 오래됐고, 가수나 영화배우가 미국으로 진출하는 일도 늘긴 했지만, 미국에서 아시아인이 주류가 되긴 정말 힘들다. 한국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한국 전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그런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종종 한다. 군대 정신 교육 시간에나 쓸 법한 다소 유치한 '인자한 장교와 패기 넘치는 병사의 훈훈한 전우애' 같은 것도 나름 필요하겠지만 그런 건 옛날부터 충분히 많이 만들고 봐온 것 같다.



 처음 봤을 땐 정말 감동이었던 2차대전 드라마  Band of Brothers, 이것도 두세번 보니까 어설픈 내용들이 눈에 보인다. 아무래도 미국 드라마라 헐리우드 스타일을 벗어나지는 못하기도 하고. 그러니 6.25 드라마도 아무리 잘 만든다 해도 투자비를 뽑기 위해서는 잘 생기고 착하고 전투에도 능한 주인공과 비련의 여주인공은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다.

 아무튼, 이번에 KBS와 MBC에서 6.25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해서 방영하고 있는데, 내용상으론 내가 꿈꾸는 그런 드라마는 아닌 것 같다. 이번에 나름 열심히 만들었으니 다음엔 내용에도 좀 신경써보시길.



보너스로, 이 사진은 '전우'의 한 장면. 옥의 티를 찾아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