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주한미국 대사관이 바라본 한국 대통령 본문

시사매거진9356

주한미국 대사관이 바라본 한국 대통령

thezine 2011. 5. 1. 21:56

위키리크스에서 주한미대사관이 보낸 한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 내용을 공개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폴란드의 바웬사, 남아공의 만델라처럼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국제적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외교정책 모든 분야에 능숙하다는 평가는, 여러 차례 대권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대권 자체를 얻기 위한 노력 외에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대통령은 꼭 젊어야 할 필요도, 나이가 많아야 할 필요도 없지만 대통령이 할 일,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본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하나만큼은 꼭 필요하다.

 국내 정치에는 비교적 진보적이지만 해외 정치에는 상대적으로 국내 정치만큼 깊이 있는 식견을 가진 건 아니란 생각이 드는 TIME지에선 '신인'이란 의미의 neophyte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표현한 적이 있다.

 애당초 변호사의 편한 길을 놔두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거나, 패배가 뻔한 도전을 했다거나 하는... '신념이 확고'하다는 평가를 뒷받침하는 일화가 많다.


 김영삼의 말실수는 전설적이다. 앞으로도 김영삼처럼 말실수를 심하게 하는 대통령은 다시 만나기 힘들 것이다. 그때와 달리, 조중동이 단합하면 대통령이 어떤 말실수를 해도 쉴드를 쳐줄 수 있는 시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정보가 줄줄 새는 시절에는 애당초 대통령이 될 수가 없었을 인물.

 위키리크스에서 드러난 표현에 very little knowledge of most policy issues 를 '정책현안에 대한 지식 부족'이라고 번역한 건 SBS 측의 예우인 것 같다. '대부분의 정책 현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함'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번역 아닌가? 언론사에 길이 남을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의도적인(?) 오역 사건과 비교하면 약하긴 하지만 아무튼 상당히 tone-down된 번역이다.

 재밌어 해야 할까, 아니면 부끄러워 해야 할까. IMF를 불러오긴 했지만, 어쩌면 그 정도였던 것만 해도 다행이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사매거진935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전의 유산  (0) 2013.08.03
아랍 독재정권 현황  (0) 2011.05.06
미국 정치 뉴스의 리플 수준  (0) 2011.05.01
외국한국 닮은꼴 시리즈 2: 이승만과 하미드 카르자이  (1) 2011.01.02
과외 경제학  (0) 201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