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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앱 첫 화면이나 그 외에도 쉽게 보이는 곳에서 어떤 책 제목을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다음 번에도 일부러 찾지 않아도 그 책 제목을 반복해서 보게 된다면, 그 책은 대한민국에 몇 안되는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책을 적게 읽네 어쩌네를 떠나서 한국에서 인세 수입만으로 먹고 살 만한 작가는 전체 인구 중에 극 소수일 것이다. (물론 작가의 소득이 인세 수입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리하여 워낙 잘 나가는 책인 것 같아서 나는 굳이 읽고싶지 않은 마음 반(심지어 이 책은 10만부 기념 스페셜 에디선!!), 그 만큼 공감이 될 것 같다는 마음 반으로 이 책을 골랐다. 열심히 살아온 정신과 의사가 파킨슨 병에 걸려 좌절하고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그 생각을 나누는 이야기가, 예전에 서평..
저자는 지방대의 교수이고, 저자가 실제 접하고 경험한 지방대 20대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고 한다. 원래는 신문에 연재한 짧은 이야기의 모음이었는데, 연재가 이어지면서 주제도 다양해지고 무거워지고, 책으로 엮으면서 수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본문에 '면 소재지에 있는 모교'라는 표현이 있다. '면 소재지에 있는 학교'조차도 가본 적이 거의 없지만, 어디에선가 지방대 폐교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에서 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학교 앞에는 번화가라고 할 만한 것은 없고 약간의 하숙집, 원룸, 식당, PC방만 있는 조용한 동네, 그러다가 학교가 폐교되면서 그마저 흉가처럼 변해버린 동네의 이미지. 주인공은 변변한 대학으로 쳐주지도 않는 '모교'를 졸업하고 '취준'이라는 '미래'를 위해 '편의점 알바'나 '배달..
'파도수집노트'에 대한 이야기는, 그 전에 우연히 먼저 접했던 아래 '하와이하다' 이야기로 시작해야 한다. 하와이를 좋아하니 하와이가 들어간 책이 눈에 띄면 일단 펼쳐보는데, 회사 도서 코너에서 우연히 읽은 책이다. 부부가 모두 미술 전공에 삽화나 교재 만화 그림 같은 일을 하니 외국에 살면서도 생계 활동을 할 수 있는 복 받은(?) 부부인 것 같다. 하와이 생활에 대해 부인이 쓴 이 책의 삽화는 남편이 그렸다. 생각지 못하게 부기보드라는, 그림처럼 서핑보드보다 훨씬 작은 보드로 파도를 타는 취미에 푹 빠진 남편과 본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와이 생활이 주제이지만 부기보드 이야기도 전체 이야기의 몇 할 정도는 될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낸 취미였던 것 같다. 남편 이우일 작가의 그림체는 (교재나 학습만화..
일요일이 특히 흔할 것인데, 멘탈이 흔들리는 날이 있다. 흔들린다 아니다로 말하긴 뭐하지만 평소보다 약해지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이 있다. 그렇지 않은 날에 난 참 멘탈이 좋아. 좋아졌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조금 멘탈을 저축해뒀다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마음이 편해지는 주문, 만트라 같은 글이 많은 책이나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 옛날에 PC통신에 글을 쓰던 건 내가 글을 쓰며 기분을 다스린 것인데, 오늘은 쓸데없이 커뮤니티를 오가며 글을 읽다가 문득 이중에 마음을 다스려주는 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게 있다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절실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일주일 시작.
핸드폰 ebook을 읽으러 아파트 정원에 나왔다가 개중 멀쩡한 단풍잎을 고르긴 했는데, 종이책처럼 페이지 사이에 꽂아서 보관할 수가 없네.
먹이에 가까이 자리잡을 여건이 되는 동물이 더 크게 자라는 것처럼 단풍도 볕이 좋은 자리의 이파리가 더 잘 익어 보인다. 동물은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심어진 자리 자란 각도 그대로 바람에만 일렁일 뿐인 나무들. 단풍잎을 담아와서 나의 베란다 공간에 1㎡짜리 가을 땅을 만들면 좋겠다. 그런데 '벌레가 묻어오지 않을까? 그럼 이파리를 살짝 훈증처리를 할까? 그럼 단풍 이파리가 익어서 이상해질 것 같다.' 이런 생각도 하고, 아까 아파트 단지를 돌며 '저기 이파리들은 깨끗해보이긴 하는데...'하는 생각도 했다. 늦가을도 가을이니까 아직은 좋다. 내일 저녁 비예보가 있다. 많이 떨어지겠구나.
딴지일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체로 적어나간 탈기독교인의 무신론설. 글을 쓰고 받고 하는 과정에서 딴지일보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다고 한다. 딴지 게시판에는 목회자를 포함해서 다수의 기독교인이 있으니, 아마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이리저리 한마디 보탠 유저들이 많았을 듯 하다. 이 책 각 장의 끝부분에는 그 장의 논지에 대한 예상되는 반문과 이에 대한 답을 미리 해놓았는데, 거기 실린 '예상질문'들은 아마 딴게에서 받았던 대표적인 질문들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악플이 꽃 피는(?) 익명의 공간에서조차, 정치적인 문제로는 격렬하게 치고 받는 것에 비해서는 종교 자체에 대한 공방이 많지 않다. 종교적인 배경으로 아무리 욕 먹을 짓을 해도 특정인이 아닌 종교 자체를 근본적으로 건드리는 것은 본인..
봄이나 가을의 문제점(?)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두 계절은 특히 조석으로 일교차가 크다보니 새벽에는 아직 겨울이네, 낮에는 아직 여름이네 하다 보면 지나가기 일수. 가을과 봄은 그렇게 끝과 끝이 확실하지 않고, 길이가 길지는 않은, 완만한듯 빠른 기울기로 변화하는 계절. 하지만 그래도 그 정점이라는 건 있기 마련이고 가을은 단풍의 색깔이 그 시기를 알려준다. 지금 저 밖에는 헷갈리지 않도록 큰 산의 경사면 전체가 울긋불긋 해져서 누가 뭐래도 지금은 가을이야 하고 선언한다.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수 많은 장소 중 한 곳. 섬이 많고 물이 맑아 해산물이 풍부하고, 언덕이 많은 섬길이 거제, 통영과 여러 모로 비슷한 곳. 이름을 아름다운 물이라고 지을 만하다. 남해안의 해안선에 이런 멋진 곳이 많이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