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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의 출발

thezine 2014. 10. 8. 23:48
지사의 출발...인가 하는 시를 본적이 있다. 컴으로 쓰는 중이었으면 검색을 해보겠지만 폰이라 귀찮아서 건너뛰고, 아무튼 뜻을 가진 선비의 출발이라는 뜻이었고 내용은 뭔가 의지와 새벽의 깨어나는 기운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 삼촌의 다락방에 걸린 그 시를 보며 잘 이해 되지 않는 시구절을 보고 또 보고 했었다. (그러고보니 책을 꽂아만 놓을 것이 아니라 좋은 시나 좋은 구절은 그때 그때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도 좋겠다. 물론 글을 뗀 후의 일이겠지만.) 어린 아이들도 잘은 모르지만 음악에서 슬픔을 느낀다. 어쩌면 이해할 수 있는 정도 선에서라면 시도 그 느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동시를 통해 아이들이 글을 통한 기쁨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을지는, 아이가 더 커야 알 수 있겠지. 빨리 시험(?) 해보고프네.

가족여행을 가자고 짐을 꾸려 차에 싣고, 새벽 출발을 위해 자리에 눕는다. 큰 뜻을 품은 지사의 길 떠남과는 사뭇 다른 길이지만 새벽에 일어날 것이 문득 설레기도 한다. 처음 배낭여행을 떠나던 날, 새벽 일찍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기분도 새록새록. 늦도록 술자리에 있다가, 다음날 중요한 일이 있어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며 괴로워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즐거운 여행의 전야... 여명에 눈을 뜨기는 그래도 힘들겠지만, 왠지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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