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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종일 감기 기운으로 골골댔지만 막상 가족들 모두 자는 조용한 시간이 생기니, 책방에 어슬렁 거리고픈 욕심이 생긴다. 책상에 쌓인 물건을 치우고 의자에 앉는다. 서가에 꽂혀 아직도 읽히지 못한 불행한 책들이, 줄지어 어제나 저제나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책은 그나마도 액자에, 새로 산 다른 책에, 잡동사니에 가려져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언가 끄적거리거나 책을 읽는 일상이 어쩌다 사치스러운 것이 되어버린 걸까. 다시 출장 준비를 하는 것도 재미 있고, 사람 만나는 일도 나름 즐겨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그것이 익숙한 사람. 이 책들을 보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영 읽을 시간이...'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고 보니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을 때, 집에..
작년 10월 대만에 갔을 때 번화가 거리에서 본 모습.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정도 되는 곳인 듯 한데, 어떤 아저씨가 '대만독립'이라 쓰인 깃발을 들고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그냥 그러려니 싶은 장면이었는데, 이 사진을 찍고 조금 지나서 한 아주머니가 오더니 난데없이 저 아저씨에게 침을 뱉더니 툭탁 거리며 싸움이 났다. -0- 중국 공산당이 국가의 분열을 기도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겠다는 반 국가분열 법인가.. 이름이 복잡한 법을 제정한 적이 있다. 분열과 독립의 구분 기준은 뭘까. 모르는 사람에게 증오를 느껴 침을 뱉게 만드는 건 뭘까. 같은 것을 놓고 '분열'이라고 하는 사람과 '독립'이라고 하는 그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읽으려고 사놓고 펴보지도 못한 책, 표지와 앞뒤 날개 정도만 읽..
여름이라 맑은 날은 저녁 늦게까지도 해가 떠있다. 티벳은 북경보다 훨씬 서쪽인데도 북경과 동일한 표준시를 쓰다보니 저녁 9시에도 밝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은 늦도록 밝은 해가 반갑다. 다만 아침에 단잠을 깨우는 햇빛은 반갑지가 않다. 해뜨는 시간, 해지는 시간을 각각 1~2시간 늦추면 좋겠다. (어릴 때 몇 번인가 시행해보고 요즘은 여름마다 한 번씩 거론만 하고 지나가는 '서머타임'제도가 딱 그런 건데, 물론 취지는 다르다.) 어제부터 가끔 한 두박자 쉬어가며, 그러나 완전히 그치지는 않고 꾸준히 비가 내렸지만 지난 주 일요일은 상쾌하고 맑은 날이었다. 지난 주 토요일에 비가 내린 후의 상쾌한 공기가 좋았었지. 인천공항에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공항 내의 '스타가든'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책을 ..
주말만 되면 독서 모임을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집안에 있으면 나른한 기운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산만하고, 혼자 까페에 가서 책을 읽자니 짐을 놔두고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불편하다. 칙칙한 공기 가득한 칸막이 책상이 있는 독서실에서 책을 읽자니 독서 자체가 구질구질해진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든 뭐든 들고 와서 편하게 읽고, 그러다 배가 고프면 밥도 먹고, 어쩌다 재밌는 영화가 눈에 띄면 영화도 보고. 그러다 저녁 때가 되면 월요일을 위해서 너무 늦지 않게 집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아마 커피숍 커피 한 잔 값, 밥 한두끼 먹을 돈 정도 들 것 같다. (책값은 포함시키지 않아도 될 듯.) 그렇게 해서 주말마다 6시간 이상 꼬박 책 읽는데 집중하는 걸 목표로 하면 적당할 것이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