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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영어로 candle light이지만 이 사진의 조명은 candle light이지만 촛불은 아닌... 향초를 놓고 그 위에 뜨거운 조명을 비춰서 불꽃 없이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냥 알아서 탈 줄 아는 초에 굳이 전기 많이 쓰는 전구를 켜는 미련한 조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갬성' 하나로 이 조명은 제값을 한다. 베란다 나의 독서 공간에 당장 쓸 스탠드가 없어서 일단 이거라도 갖다 켰다. 내 집을 하나씩 점령해가고 있는 샤오미 물건 중에 곧 독서등이 추가될 예정인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 직구 배송 일까지는 여기에 둬야겠다. 집에 있는지도 몰랐던 헛개수차 티백을 우려낸 따뜻한 물과 함께 간만에 독서 타임... 바빴던 월요일을 이렇게 마무~으리. 금요일이..
단지가 작아 하나뿐인 놀이터지만 아이들이 오래도록 즐거이 찾던 곳, 이 놀이터는 개미가 많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조용히 쪼그리고 앉아 개미 구경을 하곤 한다. 가끔 운좋게(?) 무당벌레나 풍뎅이같은 것들을 보면, 나는 이때다 싶어 그 이름을 가르쳐주지. 익숙하지만 이제 떠나보내야하는 한강 풍경, 이제와 아쉬운 건, 1년에도 며칠 보기 힘든, 얼어붙은 한강에 눈이 쌓인 모습을 이곳에서는 다시 볼 수 없다는 것. 남은 시간이 길지 않으니 장맛비로 한강이 불어난 모습도 볼 수 없을 것 같다.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과 함께 떠내려갈 듯한 육중한 물살도 또한 그리워질 것 같다. (가을의 시끌벅적한 불꽃놀이는 사실 크게 아쉽지는 않다.) 언젠가, 다시, 다른 자리에서 한강을 바라보기로 하고, 나는..
집 앞에 눈이 올 때 혼자 산책을 나갔다가 분위기가 너무 환상적이었던 적이 있다. 눈이 자꾸 얼굴에 부딪히는 게 성가셨던 걸 빼곤 고요하고 포근하고 적적하고 흰색과 검은색이 적절히 섞인 풍경이 너무 멋져서,다음에 겨울이 가기 전에 눈이 또 이렇게 내리면 그땐 꼭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산책을 나가야지, 하고 다짐을 했었다.(사실 밤에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커피보단 따뜻한 오뎅국물 담아서 나가면 더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서, 용케도 겨울이 가기 전 눈이 또 그날처럼 내리긴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이 허한 날이었던 지라 야밤에 산책을 나갈 마음이 도저히 들지 않아 사진만 찍고 말았다. 이 집에 산지 4년이 넘었는데, 처음에 이사올 무렵 강변을 내려다 보는 게 좋아..
한강이 보이는 남향 아파트에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햇빛이 거실을 지나 식탁 옆 벽까지 비추길래 잘 보니 63빌딩에 반사된 빛이었다. 가을 햇빛이 쇼파 뒤 벽을 비추고 빌딩에 반사된 햇빛은 식탁 옆 벽을 비춘다. 눈부신 가을 오후.
상해의 옛날 사진 모음을 올렸던 전편에 이어 나머지 사진을 올림. 사진 내용으로는 전편보다 더 재미있고 여러 생각이 드는 사진들이다. 3. 생활 이 사진 파일에 붙어있던 제목은 '1중대의 스포츠팀의 운동선수들'이다. 당시 상해에 주둔해있던 영국의 군대 병사들이 아닐까 싶은데, 그때 이미 다인종 부대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상해에는 크게 일본,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의 조계(租界)가 있었다. 조계지역은 독자적인 행정자치권이 있었고 중국의 법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치외법권이었다. 국간의 완력에 의해 생겨난 비정상적인 제도였던 만큼 그런 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부대가 필수였을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한 중국 출신의 단순 노동자들은 힘들게 일을 한다 해서 苦力(우리나라식 발음으로는 고력, 중국어 발음으..
정확하게는 하늘에서 본 우리집이 아니라 하늘에서 본 서울이라고 해도 맞겠다. 전부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넓은 곳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부산이나 울산을 비행기로 오간 건 몇 번 있지만 창가에 앉지 않아서인지, 어째선지 서울을 하늘에서 제대로 내려다본 적은 이날이 처음이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먼 하늘 위에서 눈으로 땅 위의 건물을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여의도 정도의 지형지물이라면 알아보기가 쉽다. 그리고 집이 여의도 근처니까 집 위치도 대충 어디쯤인지 알 듯 했다. 서울과 여의도가 보인다는 건 김포공항에 곧 착륙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 부산에서 오는 비행기의 항로는 아마 다를테니까 김해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이 풍경을 못보는 게 정상..
지난 주 일요일,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늘 같은 곳에서 같은 구도로(기껏해야 좌우로 방향을 바꾸는 정도) 찍다보니 내가 찍는 한강 사진은 너무 단조롭다. 그런데 이날처럼 비가 많이 온 모습을 확인하기에는 편리한 점도 있다. ^^ 낚시꾼의 파라솔이 보인다. 평소라면 해를 가리려고 쓰겠지만 이날은 비를 피하려고 쓰는 것 같다. 사진에 보이는 강변북로(잠실방향)의 교각 중간의 숫자가 수면 위로 2~3미터 위에 보인다. 위 사진과 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이다. 강변북로에서 잠실방향으로 달리는 차들이 보인다. 그 위로는 여의도로 연결된 원효대교가 보인다. 달리는 차들이 일으키는 물보라가 차 높이 만큼 튀어오른다. 수위가 올라오기 전 강변공원의 모습이 잘 나와있다. 주말이면 자전거, 운동하..
추석에 큰집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인 곳, 어릴 땐 '우리집'에서 '가장 먼 곳'이었고, 방학이면 열흘 쯤 개울에서 멱을 감고 논두렁에 미끄러져 옷을 버리고 벌레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큰집으로 향하는 길 양쪽에는 가로등이 없어 길이 보이지 않았고 여름이면 귀가 따갑도록 개구리가 울어대던 논이 양쪽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겨울에는 동네 아이들이 논에 물을 대서 썰매를 탔고 손과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던 추위 속에서 뒷산에 올라 푸대자루를 잡고 눈 위를 미끄러져 내려왔다. 세상과 떨어져있는 풀과 개울과 산과 나무의 마을로만 여겼던 곳인데, 이젠 조그만 아파트와 학원 건물이 들어서고 큰 길이 들어서 주변은 갑갑해보인다. 조그만 슈퍼에서 가서 아이스크림..
5월 31일에 시청에서 교보문고 앞 4거리까지 걸으며 찍은 사진들이다. 촛불 시위의 정점은 지난 것 같다. 요즘 상황을 보면 상황이 많이 바뀌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 주말에 시간나면 그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주말에 시간 많아서 가능할 듯! ㅠㅠ) 시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온라인 상에서 지금도 쉴새없이 생겨나고 표현되고 있지만, 일단은 몇 장면의 사진들로 글을 대신한다. 사진, 그림, 음악, 글, 모든 예술마다 자기만의 표현 양식, 강점이 있다. 사진은 사진만의 이야기를 전달해준다. 사진으로 하는 이야기의 장점이랄까, 특징이랄까, 글은 메세지가 비교적 분명한 반면에 사진은 해석의 여지가 그보다 넓다. 난 글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 사진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메세지가 있는 사진..
체육대회 사진이라곤 했지만 아저씨들 공 차는 사진이야 별로 볼 건 없고... ^^ 주변 풍경 사진을 좀 찍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체육대회를 하면 커다란 스피커로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댄다. 야트막한 산과 울창한 숲, 꽃나무에 둘러 싸인 공간에 옥의 티, 시끄러운 음악. 하지만 사진에는 음악이 찍히지 않는다는 걸 감사히 여기며 사진을 찍었다. 요즘 날씨 참 예술이다. 산, 나무 보면서 선선이 부는 바람 맞고 맑은 공기 냄새 맡는 것만으로도 보람이 있었다. 지금이 딱 좋은데, 이미 더워지고 있다. 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