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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일상 N

thezine 2017. 1. 15. 23:53
수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는 또 비슷한 느낌으로 '일상'을 포함한 제목의 글을 썼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의 제목은 일상 N인데, 다음에 생각나면 일상 N+1로 해야 하려나.

사람마다 수면 습관도 다르고 잠들고 깨는 리듬도 다르기 마련. 오늘 아침은 아침 잠 없는 둘째도, 아침 잠 많은 첫째도, 그 중간쯤 되는 나도 모두 비슷하게 잠이 깼다. 잠이 덜 깬 상태로 침대에서 누워있고, 둘째는 그런 아빠와 누나 위를 굴러다녔다. 한껏 쳐놓은 커튼으로 방 안은 아직 그늘져 있었고, 셋 다 잠은 깼지만 아무 말이 없이 밤잠의 여운을 음미하는 중이었지. 그러다 누군가의 방귀 소리가 그 균형을 깨버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원초적인 주제. 그렇게 기분 좋게 잠이 다 깬 후에야 커튼을 열고, 아이들은 침대를 벗어나자마자 블럭 놀이를 열심히 했고, 나는 열심히 아이들에게 아침, 점심을 먹이고... 오후에는 이모와 노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호사도 누린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사실은 즐거운 일이고 많지 않게 주어진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이 짐과 숙제로 느껴질 때가 많다. 밥 먹이고, 목욕 시키고... 해야 하는 일들을, 해야 하는 일로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그래도 익숙해지고 타이밍이 맞는 오늘 같은 날은 눈 뜨고 잠들 때까지 좋은 순간이 평소보다 많았다. 자는 동안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굴러다니지만 않으면 내일 아침까지도 이 기분을 유지할 수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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