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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의말들 본문

내가 고른 책만 읽는 것은 재미가 덜하다. 누군가 사내 도서관에 신청해서 들어온 책일 텐데 그 중에서 매달 한두권쯤은 나도 집어들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바로는, '책의 말들'의 작가는 '어려서부터 책에 빠져서 살았다. 책에 대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디선가 라디오 DJ도 하고 있다.'
작가가 읽은 책들에서 100마디를 뽑아서 그 한 마디에 얽힌 생각들을 풀어내는 에세이다. 신변잡기 이야기라서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처럼 편한 글도 있고, 뭔가 잘 읽히지 않는 어려운 내용도 있다. 내가 못읽어본 책들이 대부분이지만, 유명한(듯한) 책들에서 인용한 짧은 글들이 왼쪽 페이지에 나오고, 그에 대한 작가의 (길어도 한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에세이가 오른쪽 페이지에 나온다. 그날 있었던 일을 거두절미하고 인스타에 올리거나 하면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전체 맥락은 모르겠고, 그냥 글의 분위기를 보고 느끼기 마련이다. 나도 필 받는 영화 한 장면, 글 한 줄에 블로그에 짧은 감상을 남기곤 하지만, '친절한 글쓰기'는 아니다 싶은 생각도 하고, 한 편으론 그런 글은 원래 그런 거라는 생각도 한다.
김겨울 작가도 본인의 짧은 에세이 100편이 독자들에게 전후 맥락과 함께 완전히 이해되길 기대하고 쓴 글은 아닐 것이다. 사장님이 일일이 손수 꾸민 작은 카페를 구경하듯, 그리고 한 장 한 장 따로 읽어도 되는 짧은 글들을 부담 없이 편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이 책은 따로 서평을 (후기를) 쓰지 않고 이렇게 덧붙인다. 한 1/5쯤 읽었나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 어떤 건축사무소는 매년 여름마다 건축사무소 소장의 개인 여름 별장에서 얼마간 머무르며 작업을 한다. 별장에서 한달인지 얼마를 머무르며 먹고 자고 돌아가면서 장도 보고 밥도 하고, 그렇게 시골의 정취가 느껴지다가 주인공이 누구랑 썸이라도 타려나? 싶은 정도까지 읽다가 책을 내려놓았다. 별장에서 만들어먹는 음식들 대부분이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유럽 어느 나라 전통 음식들이고, 주인공들은 선문답 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 문학상 수상작에 걸맞는 잔잔하고 미려한 문체도 좋고, 작가가 건축사무소라는 업종에 대해서도 나름 깊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일본 시골 마을 별장에서 거의 매끼니를 유럽 음식을 해먹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일본 사람들이 이렇게 서양 음식을 일상적으로 먹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다 이루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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