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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속의 북경 중심가

thezine 2013. 1. 17. 18:17

 

 

왼쪽 아래가 천안문, 그리고 그 위가 자금성이다.

 

북경에 가끔 가보면 공기가 탁하기 그지 없는데,

 

딱 한 번인가, 가을에 갔을 때 비 개인 후 한국 가을처럼 맑았던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보통은... 살다 살다 이렇게 공기 나쁜 곳은 못 봤다.

 

봄에도 엄청난 양의 꽃가루들과 황사 때문에 가끔 입안에 모래가 씹히고 길거리에 꽃가루 뭉친 게 공처럼 굴러다녔다.

 

 

 

2005년?에 친구와 갔던 이후로 작년 가을에 오랜만에 다시 천안문에 갔었다.

 

공기에 민감한 편은 아닌데도 목이 따가와서 조금이라도 빨리 저 곳을 벗어나고 싶더군.

 

더군다나 아기와 같이 있었던 터라 정말 사진만 찍고 자리를 떴다.

 

 

 

천안문 앞에 살짝 머물렀다 곧바로 아주 높다란 벽을 따라 오른쪽으로 걸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2차로? 정도 되는 길로 들어서는데,

 

여기 저기 정복 군인과 경찰들이 길목에 서있고,

 

가끔 검은색 관용차가 지나갈 때면 무전을 주고 받고, 관용차가 지나갈 때는 행인을 잠시 멈춰 세운다.

 

 

 

사진에 나오지 않은, 자금성 왼편에는 호수가 있다.

 

남북방향으로 세 덩어리로 나뉘어 있고, 각각 북해, 중남해, 남해로 부르는데,

 

그 중에 중남해 호수 인근은 공산당 최고 권력자들의 거주 구역이 있고 외교 사절이 머무는 영빈관도 있다.

 

(한중 수교 당시 한국 외교관들도 이곳에 머물렀다. 국빈대우를 해준 것도 있고,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서이기도 하다)

 

얼마 전 뉴스에 북경 스모그의 문제가 등장하고,

 

한 편으로 중남해에 수백 대의 공기 정화기가 공급되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그날 천안문 옆 이면도로에서 본 풍경으로 짐작컨데

 

중국의 고위층이 중남해에만 사는 건 아니고 그 인근에 여기저기 몰려 있나보다 싶다.

 

하긴, 중국 인구가 워낙 많으니 최고 권력층의 숫자도 꽤 많은가보다.

 

그러고 보니 중국 사업 부서에 있으면서 '아는 분이 중국 고위직입네' 하는 사람은 어찌 그리 많은지.

 

(물론 저녁에 술 한 잔 같이 해본 수준인 경우가 많다. 그 마저도 없는 경우도 많을 테고.)

 

 

 

물론 한국에서도 청와대 주변을 가까이 거닐다 보면

 

검문에 심지어 가방을 열어보는 경우도 있었는데(대학생 때라 그랬나 --^)

 

중국에선 더하면 더 하겠지.

 

 

 

목이 따갑고 우중충한 회색빛 짙은 스모그 속에

 

천안문과 자금성,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중국의 권력층,

 

그리고 정복 차림으로 곳곳에서 무전기를 들고 다니는 군인과 경찰들.

 

그리고 천안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차림이 허름한 사람들을 검문하는 경찰들.

 

 

중국이라는 사회의 인상은 딱 그렇다.

 

 

 

그와는 별개로, 사진 오른쪽의 좁은 도로를 통과해 들어가면 낡고 정감어린 사람 냄새나는 골목들,

 

오래되고 고풍스런 모습이 눈에 띄어 숨겨진 보물 같은 건물들이 많다.

 

임팩트 있는 특정 문물이 있다기보다 길거리 풍경 자체가 소소한 구경거리다.

 

중국이라는 나라, 문화는 참 매력적인데,

 

중국이라는 사회는 북경의 하늘처럼 어둡고 음침하기 그지없다.

 

최고위층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고, 누군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어느 나라에나 그들만의 리그는 있지만 유독 중국 사회는 답답해 보인다.

 

북경 스모그는 중국 사회의 공기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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