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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서평] 좋은사람도감

thezine 2025. 6. 30. 22:40

서점과 비할 수 없는 작은 회사 도서관 - 서가의 길이를 다 합치면 8m 정도?- 에서도 가끔 내가 신청하지 않았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마주친다. 내 취향의 책이거나, 또는 취향에 들어올락말락 하지만 분량에서 플러스 점수로 선택지에 들어오는 책도 있다. 물론 아무리 부담이 없어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 책이 태반이긴 하다.

 

 좋은 사람 도감은 일본에서 나온 책이고, 좋은 사람의 면모를 짧게 표현하고, 그런 표현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이런 식이다.

 

 이런 이야기가 100개? 모여있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걸로는 분량이 너무 적기도 하고, 중간 중간 한페이지 남짓한 작가의 에세이도 실려있다. 그래도 왠만한 서울 직장인들은 출퇴근길 편도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좋은 사람의 100가지 예시들은 대개 '매너', '센서', '배려'와 같은 단어들로 표현할 만한 것들. '비밀번호를 누를 땐 다른 곳을 쳐다봐준다'는 것처럼 매너라기보다는 당연해보이는 것들도 있고, '출장지에서 사온 과자 선물을 개별 포장이 된 것으로 한다'는 것처럼 '일본스러운' 매너들도 있다. '밥을 먹을 때 작게 혼잣말로 잘 먹겠습니다'라고 하는 일본스러우면서, 매너라기보다는 같은 문화에서는 정서적으로 호감을 느낄 만한 행동도 있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 도감'이라거나 '예의 바른 사람 도감'이 아닌 (뭉뚱그린 표현인) '좋은사람도감'으로 제목을 지었나보다.

 

 책 페이지 사진을 샘플로 서너장 찍었는데 분량이 적은 책이라 저 한 장만 올린다. 이야기가 딱 100개 실려있다. 그림이 많아서 그런가 수입도서라서 그런가 이 적은 분량에 보통 책보다 비싼 16,800원이다.

 

 우리나라 책값이 비싸지 않고, 물가나 경제 수준에 비해선 너무 싸다. 다만 워낙 책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책값이 싸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마치, 단순 노동이라 해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기 전까지는 와퍼 세트 하나 사먹으려면 2시간은 일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단순 노동으로는 시간을 꽉꽉 채워 일해도 최저생계 유지가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글을 쓰는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그닥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면서 하는 말치곤 웃기지만 다른 책에 비해 얄팍한 두께의 책을 사서 읽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글자수가 많아야 가성비 좋은 책이라고 할 순 없고, 생각의 씨앗을 많이 던져주는 책이 좋은 책인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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