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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소시적에(?) 편지를 많이 쓴 적이 있다. 서울에 살다 울산에 이사를 갔는데 한창 사춘기 때다보니 친구들 생각도 나고 성격도 예민할 때였기 때문일까. 편지를 쓰고 받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이 갈수록 오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결국엔 편지를 쓸 일이 거의 없게 됐다. 하지만 그땐 비싼 시외전화 외에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다. 아름답지 못한 글씨나마, 이런 저런 생각들을 편지에 담아 보내고,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온 어느날 책상 위에 놓인 편지를 읽고 하는 일이 그땐 내 일상의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편지를 자주 쓰다보니, 어느 시간대에 썼느냐에 따라서 내용이 달라진다는 걸 깨닫게 됐다. 동생들이 잠들고 밤이 깊었을 때 편지를 쓰면, 특히나 유난히 기분이 묘한 날엔 차마 떠올리기 겁나는 쑥스러운 이..
여행-가출일기
2007. 11. 5.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