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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언젠가부터 보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모임이 갑자기 생겨서 실로 7-8년만 만난 고3 반 친구들. 그냥 실없는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편하고 좋았는데 유독 기억에 남는 기분 좋았던 말은 너 참 특이했다. 유별났다. 라는 말 유일무이한 특질이 있다는 말, 그냥 별나다는 말. 삶의 순간들을 의식해가며 멍 때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고 알려주는 그런 말이, 오늘 참 듣기에 좋았더라. 아빠 직원 남편 기타등등 사회적인 내 역할들과는 무관하게 나라는 인간성을 바라봐준 말이라 느껴졌다.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잠깐 원시적인 나의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돌아왔다. 다들 가장으로 직원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1. 초등학교 동창 친구의 아들 돌잔치 오늘 만난 친구들이 '다음 모임은 누구 아들 돌잔치'라는 식으로 다음 만날 기회를 가늠한다. 이제 동갑내기 친구들이 전해오는 소식은 결혼 보다는 돌잔치 소식이 더 많은 것 같다. 나의 초등학교 친구들 대부분은 졸업 이후에도 같은 동네에서 오래 살면서 키가 크고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해왔다. 멀리 이사를 떠나 사회생활을 할 무렵에야 다시 친구들을 만난 나는, 그래서 여전히 막역하게 지내는 그 친구들 틈에 끼는 일이 반갑고도 뻘쭘하다. 이미 외모는 부장급이 된 그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때론 긴가민가한 친구들도 많다. 들어본 듯 한 이름, 본 것 같은 얼굴이 마치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떠올리느라 고심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서 주름도 늘고..

오랜만에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알럽스쿨이 한창일 때 동창모임방을 내가 만들었었고 군대 휴가에 맞춰서 첫 모임을 했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첫 모임이었는데 그 후로 또 7년 가까이 세월이 지나서 다시 만났다. 동창모임을 처음 했을 때도 다들 변한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이제 완전히 사회인이 다 된 친구들 모습에 또 한 번 제대로 놀랐네. 생각해보니 외할머니댁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왜 친구들 만날 생각을 못했나 싶다. 걸어서 10분이면 볼 수 있는 친구들이었는데 말이다.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은 느낌. 자리를 일어나고 보니 막차 시간이 다 되었다. 부지런히 걸으며 뛰며 전철역으로 향했는데 처음 탄 열차도 타이밍이 좋았고 갈아타야 하는 열차도 마지막에 조금 뛰어서 문이 닫히는 순간에 탈 수 있었다. 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