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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생각의 단편: 1월 30일

thezine 2010. 1. 31. 00:42


#1.  초등학교 동창 친구의 아들 돌잔치
 오늘 만난 친구들이 '다음 모임은 누구 아들 돌잔치'라는 식으로 다음 만날 기회를 가늠한다. 이제 동갑내기 친구들이 전해오는 소식은 결혼 보다는 돌잔치 소식이 더 많은 것 같다.

 나의 초등학교 친구들 대부분은 졸업 이후에도 같은 동네에서 오래 살면서 키가 크고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해왔다. 멀리 이사를 떠나 사회생활을 할 무렵에야 다시 친구들을 만난 나는, 그래서 여전히 막역하게 지내는 그 친구들 틈에 끼는 일이 반갑고도 뻘쭘하다.

 이미 외모는 부장급이 된 그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때론 긴가민가한 친구들도 많다. 들어본 듯 한 이름, 본 것 같은 얼굴이 마치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떠올리느라 고심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서 주름도 늘고, 살이 찌고, 때론 머리 숱도 많이 줄어든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나의 아득한 옛 기억들과 그 친구들의 현재 모습을 매치시키느라 머릿속이 바빠지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얼굴, 그리고 지금의 얼굴이 기름종이를 덧댄 것처럼 겹쳐보이는 그 친구들의 모습은 볼 때마다 낯설다. 물론 타인을 대하는 낯설음과는 다른, 지형지물이 바뀐 고향을 찾아간 것 같은 낯설음이다.


#2. 지붕뚫고 하이킥 짝사랑 열전
 지붕킥에서 대표적인 짝사랑 러브라인 세경과 윤시윤(준혁). 오래 전에 짝사랑에 대한 글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짝사랑이란 건 마치 아무도 없는 방에 켜져있는 불과 비슷하다. 밝게 방을 비추는 것만이 등불의 목적이다. 아무도 없는 빈 방에 켜진 등불은 그 누구에게도 그 밝음을 전해주지 못한다. 꼭 필요한 불빛이 어디선가 아무도 보아주는 사람 없이 빈 방을 밝히고 있겠지. 그런 빈 방에 켜진 등불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3. 1월 31일
 결혼 날짜를 잡고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을 하니 친구가 말을 해줬고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 그 친구도 같은 날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오늘 돌잔치를 했던 친구는 작년 내 결혼식에 오지 못했었다. 오늘 돌잔치를 했던 아기가 그날 태어났다. 생일도 1월인지라, 본의아니게 1월은 이래 저래 특별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 벌써 2월이 코앞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