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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를 위해 하루 300명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도착하니 입구 사무소에서 직원 아주머니가 나오셔서는 "김용욱씨?" 물으신다. 혼자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는데 입산 서명록 같은 종이를 힐끗 보니 목록에 이름 자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걷다 보니 좀 단조롭다. 크게 힘들지 않고 산책하기 좋다. 이 깊고 깊은 산속에 집터가 있다. 해도 별로 들지 않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간 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해도 늦게 뜨고 일찍 지면 칠흙같은 긴 어둠이 지긋지긋하지 않았을까? 말할 수 없이 고독하지 않았을까? 멀리 외출 나간 가족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지 않았을까? 깊고 어두운 산속에서 정주定住의 흔적을 마주하니 한없고 지독한 고독의 감상이 밀려온다. 시험림이라는 곳은 다양한 식물의 식생 변화를 ..
제주 시내를 다니다 보면 눈에 띄어서 한 번씩은 보게 되는 곳이기도 하고, 눈에 띄는 것에 비해서 방문객은 많지 않은 곳이다. 제주목관아. 목이라는 행정단위로 제주라는 지역의 관아라는 뜻 같다. 조선시대 제주도지사 격인 제주목사가 근무했던, 지금으로 치면 제주도청 같은 곳.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역대 목사들의 기념비석들도 여기 모아놓았는데, 어쩌면 그 중에 일부는 본인의 공덕을 기리고자 스스로 '휼민비'라 이름 붙인 것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은 제주도에 그리 많지 않은 고건축물이건만 겉으로 보이는 것 외에 안에서 볼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이것저것 컨텐츠를 채우느라 쥐어짠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고, 여기저기 전시물마다 스피커를 설치해서 튼 음악은 전통음악도 아니고 드라마 OST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