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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

thezine 2010. 4. 24. 01:34
 서른 몇 살이 그렇게 길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도 짧지는 않은 인생인데, 이 정도 살다 보니 '성장'의 과정이란 것이 대충 감이 생기는 것 같다.

 언젠가 옛날에 어떤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간단히 '군대에서'라고 해두자.) 이런 저런 이유로 초반에 무지 힘들었다.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적으면 너무 길어질텐데 웃기는(?) 부분만 부연하자면 아침잠이 많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커피를 들이부어도 아침잠에는 대책이 없는 체질이다. 고등학교 1, 2, 3학년 때도 '0교시 취침' 하나만큼은 담임 선생님과의 기싸움 끝에 쟁취했던, 쟁취할 수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늘 하던 일이 반복되고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 때도 '힘든 일이 없다는 건 그만큼 성장이 멈춰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치 않을 때도 있다. 물론, 1년 내내 성장하는 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적당히, 나에게 적합한 페이스로 꾸준히 도전하고 성장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연하자면 성장은 꼭 자청해서 하는 건 아닌 법이다. 내가 도전하지 않았는데 해야 하는 일이 있고 자청하지 않았는데 겪어야 하는 일도 있다.)



 직장을 옮기고 겪는 요즘 일들이 남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어렵다곤 생각할 수 없지만(남들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좀 위안이 될지 모르겠으나 객관적으로는... 비슷하거나 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적응하고 공부하고 새로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겨우 일주일이지만 그렇다.


 아무튼 이것도 한 때라는 생각, 남들이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경험적으로 거의 언제나 맞는다는 생각. 이런 생각을 하면 누구든 어디서든 사는 게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런 글 쓰고 있을 시간에 빨리 하던 거 마치고 잠이나 자면 될텐데 하는 생각이 오늘 밤에도 바람에 스치운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作 '서시'에 대한 오마쥬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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