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기일 본문
기일을 기억하고 지나간 삶을 기념하고 망자를 추억하는 방법은 어때야 할지, 이제 9주기를 맞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아기에게 삼촌의 사진을 보여주고 삼촌이라고 알려줬다. 이제 엄마아빠의 가까운 형제의 얼굴은 거의 익혔는데 이 사람은 누구지 하는 표정.(아기의 표정을 어른들이 멋대로 해석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오래전에 장례식을 치른지 얼마 되지않아서, 언젠가 아이를 낳으면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 그 전에, 그 땐 결혼을 하기도 훨씬 전이었으니까, 내 결혼에 동생 둘 모두 함께 하지 못하게되서 아쉽다는 생각도 했었다. 어느 한두가지 특정 순간이라기보다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고 그래서 그런 상상도 했었던 것 같다.
이제 내년에 10주기쯤 되면 그땐 아이에게 삼촌이 있었다는 걸, 그리고 왜 지금은 만날 수 없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그게 나만의 기일을 보내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