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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thezine 2016. 10. 16. 01:30

가까이서 보면 그냥 나무 두어 그루에 어쩌면 파리 모기 벌레나 날아다니는 곳일 수도 있지만. 딱 내가 좋아하는 불쑥 나온 조그만 동산. 시골길을 지나다 눈에 띄길래, 마침 차도 없어서 차를 돌려서 사진을 찍었다.

태극기를...  어쩌고 하는 영화에 나온, 이름이 영신이였던가 싶은, 밭일로 얼굴이 그을은 착한 여인과 함께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또는, 그런 풍경이라는 글을 아주 오래전에 썼었다.

화려하고 성공적이고 부유한 삶도 꿈꾸지만, 한편으로는 평화롭고 안빈낙도하는 삶도 꿈꾼다. 누구나.

울산 어느 주말 오후, 해안가 도로를 달리던 중 그 옛날 허접한 디카로 남긴 언덕배기를 본 후로 늘 꿈꾸는 풍경이다.

바람과 맑은 공기와 적당한 비와 눈과 고요함이 가득한 곳.... 그곳은 '잠깐 다녀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고요함은 공기와 공간에 더해서 충분한 시간이 더해져야 가능하니까.

아이가 갖고 노는 블럭쌓기도 쌓기는 힘들어도 부수기는 쉽고, 여기 저기 쌓아놓은 크고 작은 공든 탑들은 아주 쉽게 무너지고, 어디선가는 나는 바라지도 계획하지도 않은 길이 열리기도 하고.

삶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몇 가지 낙을 끌어안고, '그게 인생이야' 하며 오늘도 하루가 저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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