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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있는 일만 하기 본문
직장인으로서의 성공에 관심을 충분히 가지지 않았으면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문제점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문득 그런 궁금함이 생겼다.
꽤 괜찮은 리더들도 때론 쓸 데 없는 걸 알면서도 어떤 일을 하고 (이건 주로 월급쟁이들) 때론 확신에 찬 삽질을 하곤 한다.
너무 자신의 판단을 과신해서 그런 경우는 뭐, 그렇다 치고, 때론 본질적인 성과나 효율 면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그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눈에 보이는 실적이라던지, 명분이라던지, 분위기라던지... 왜 그러는지 전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본질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그런 결정을 한 사람도, 그 결정대로 실행하는 사람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직설적인 화법을 극도로 회피하는 기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내가 생각하는 일본은 그렇다.) 파트너와 진행하는 일에서, 요구사항이 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그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주면 좋겠다'는 요청 아닌 요청을 받았다. 고려해서 뭘 어쩌라고?!
시간제 부페? 해피아워?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술집의 '노미호다이(?)'를 이용하면서 술을 마시는 속도에 놀란 주인이 갑자기 말을 바꿔 서비스 제공에 제한이 있다고 했을 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일행이 항의 차원에서 말한 것도 '이러기로 했는데 너는 저러고 있다. 그건 틀렸으니 이렇게 해달라'가 아니고, '나는 이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하면 조금 곤란하다' 정도의 뜻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문화의 차이가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간판에 그렇게 썼으면 달라는 대로 줘야지 18놈아! --; 아 생각하니 괜히 열받네. 마침 그 술집 신발장에 내 신발을 넣은 칸이 18번 신발장이었던 생각이 나네.
예를 들다 보니 일본의 예만 든 것 같은데, 아무튼...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로, 조직 문화의 경직성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비효율적이고 불분명한 의사소통은 아주 흔하다.
문화적으로 한중일이 가장 '이 정도 얘기했으면 알아서 이해해라'하는 문화이고, 독일계 스위스 사람들이 지구에서 가장 직설적인 사람이라는 책이 있었다. (중국에서 어학연수 시절, 독일인 룸메이트와, 괜히 신청하지도 않은 대학원 수업에 슬쩍 들어가서 미국인 강사가 하는 수업을 듣고 샀던 중국어로 된 책!)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 입장에서도 간접적인 화법이 답답한데 독일계 스위스 사람이 한중일 3국에서 살려면 얼마나 답답할까, 졸라 불쌍하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German swiss go home!)
미군 부대에서 한국과 미국 문화 차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한국인은 갈굼 당할 때 반성의 뜻으로 땅을 보고(고개를 숙이고), 미국인은 갈구는데 상대방이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내 말을 무시하고 있다'고 여긴다는 예시를 여러 번 들었다. (한국에 처음 오는 미군을 대상으로 용산에서 한국-미국 문화 차이에 대해 교육을 하면서 쓰는 교재에 그런 내용이 있는 건 아닐까? 군인들의 화법은 '예시'조차 식상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혼나는데 선생님이나 상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20세기만 해도 주먹이 날아왔을듯.
일물일어설(아 다르고 어 다른 설)처럼, 일인일성설(사람 성격 천차만별)이 맞는 말.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다. 사람을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함께 살아오면서 그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다른 지를 알게 되고 그 차이를 서로 받아들이고, 표현 방식보다도 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으로 다행히 가정 안에서는 평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가정은 나의 가장 작은 사회단위이고,) 그 바깥에 있는 친구, 선후배, 지인, 회사, 기타와 등등... 으로 넘어가서 나와 타인 이, 타인과 타인이 어떤 의사소통을 하고 있나 생각해본 하루였다.
사람 사이에 이야길 하다 보면 우다다다 말을 내뱉어도 상대방이 찰떡같이 이해할 수도 있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이야길 해야 되지' 하며 졸라 억울한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설명해도 결과는 오해범벅이 될 수도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까라면 까야 하는 것이 사회 생활이라 치더라도, 정말 회사가 상호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타산사회(gesellschaft?)가 맞다면 의사 소통도, 의사 결정도, 그 실행도 모두 효율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인데. 왜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의사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이, 고민이, 생각 거리가 생겨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맥주 때문인지 뒤로 갈수록 생각의 뒷심이 흐려진다. 그 답은 머리가 더 맑을 때 하기로 하고, 더 흐려지기 전에 오늘은 여기까지.
꽤 괜찮은 리더들도 때론 쓸 데 없는 걸 알면서도 어떤 일을 하고 (이건 주로 월급쟁이들) 때론 확신에 찬 삽질을 하곤 한다.
너무 자신의 판단을 과신해서 그런 경우는 뭐, 그렇다 치고, 때론 본질적인 성과나 효율 면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그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눈에 보이는 실적이라던지, 명분이라던지, 분위기라던지... 왜 그러는지 전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본질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그런 결정을 한 사람도, 그 결정대로 실행하는 사람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직설적인 화법을 극도로 회피하는 기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내가 생각하는 일본은 그렇다.) 파트너와 진행하는 일에서, 요구사항이 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그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주면 좋겠다'는 요청 아닌 요청을 받았다. 고려해서 뭘 어쩌라고?!
시간제 부페? 해피아워?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술집의 '노미호다이(?)'를 이용하면서 술을 마시는 속도에 놀란 주인이 갑자기 말을 바꿔 서비스 제공에 제한이 있다고 했을 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일행이 항의 차원에서 말한 것도 '이러기로 했는데 너는 저러고 있다. 그건 틀렸으니 이렇게 해달라'가 아니고, '나는 이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하면 조금 곤란하다' 정도의 뜻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문화의 차이가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간판에 그렇게 썼으면 달라는 대로 줘야지 18놈아! --; 아 생각하니 괜히 열받네. 마침 그 술집 신발장에 내 신발을 넣은 칸이 18번 신발장이었던 생각이 나네.
예를 들다 보니 일본의 예만 든 것 같은데, 아무튼...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로, 조직 문화의 경직성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비효율적이고 불분명한 의사소통은 아주 흔하다.
문화적으로 한중일이 가장 '이 정도 얘기했으면 알아서 이해해라'하는 문화이고, 독일계 스위스 사람들이 지구에서 가장 직설적인 사람이라는 책이 있었다. (중국에서 어학연수 시절, 독일인 룸메이트와, 괜히 신청하지도 않은 대학원 수업에 슬쩍 들어가서 미국인 강사가 하는 수업을 듣고 샀던 중국어로 된 책!)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 입장에서도 간접적인 화법이 답답한데 독일계 스위스 사람이 한중일 3국에서 살려면 얼마나 답답할까, 졸라 불쌍하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German swiss go home!)
미군 부대에서 한국과 미국 문화 차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한국인은 갈굼 당할 때 반성의 뜻으로 땅을 보고(고개를 숙이고), 미국인은 갈구는데 상대방이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내 말을 무시하고 있다'고 여긴다는 예시를 여러 번 들었다. (한국에 처음 오는 미군을 대상으로 용산에서 한국-미국 문화 차이에 대해 교육을 하면서 쓰는 교재에 그런 내용이 있는 건 아닐까? 군인들의 화법은 '예시'조차 식상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혼나는데 선생님이나 상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20세기만 해도 주먹이 날아왔을듯.
일물일어설(아 다르고 어 다른 설)처럼, 일인일성설(사람 성격 천차만별)이 맞는 말.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다. 사람을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함께 살아오면서 그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다른 지를 알게 되고 그 차이를 서로 받아들이고, 표현 방식보다도 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으로 다행히 가정 안에서는 평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가정은 나의 가장 작은 사회단위이고,) 그 바깥에 있는 친구, 선후배, 지인, 회사, 기타와 등등... 으로 넘어가서 나와 타인 이, 타인과 타인이 어떤 의사소통을 하고 있나 생각해본 하루였다.
사람 사이에 이야길 하다 보면 우다다다 말을 내뱉어도 상대방이 찰떡같이 이해할 수도 있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이야길 해야 되지' 하며 졸라 억울한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설명해도 결과는 오해범벅이 될 수도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까라면 까야 하는 것이 사회 생활이라 치더라도, 정말 회사가 상호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타산사회(gesellschaft?)가 맞다면 의사 소통도, 의사 결정도, 그 실행도 모두 효율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인데. 왜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의사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이, 고민이, 생각 거리가 생겨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맥주 때문인지 뒤로 갈수록 생각의 뒷심이 흐려진다. 그 답은 머리가 더 맑을 때 하기로 하고, 더 흐려지기 전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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