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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별

thezine 2019. 4. 29. 00:03
입대 날짜 받아놓고 하루 하루가 자유와의 이별 같았다. 사람에 따라 쉽게 가기도 하는데, 난 몇 달을 '이등병의 편지'와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보냈지.

어제 밤늦게 걷기 운동을 나갔다. 가끔 동네 산책로를 걷고 뛰고 달리기 APP에 기록을 했었다. 어제 그 기록을 찾아보니 동네 산책로 걷기 운동은 딱 1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그땐 그래도 걷다 뛰다 했는데 이번엔 거의 걷기만 했다. 마음은 '뛰기도 해야지' 하는데 몸이 극구 거부.

주말에는 가끔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GYM에 간다. '적어도 매주 세번은 해야 운동이지...'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그마저도 안하고 있구나 싶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가자고 생각을 바꿨다.

어제 밤, 뻐근할 정도로 홍제천변을 걷고, 오늘 아침에는 근력 운동을 했더니 종일 몸이 노곤하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가속도가 붙는 느낌.

그리고 낮에는 놀이공원에 가서 도착하자마자 놀이기구 3개를 연달아 탔다. 균형중추와 달팽이관이 급속도로 혼란에 빠져들었다. 떡볶이와 오뎅을 사서, 오뎅을 두번 더 리필해가며 놀란 균형감각기관들을 진정시켰다.

잘 하지도 않던 운동을 밤에 이어서 아침에도 하고, 거기에 안타던 놀이기구까지 탔으니 그런 것도 있겠지. 하지만 어제 걷는데 전에 없이 뛰기가 싫던 것도 사실.

아직 갈 길이 먼데. 차로 치면 아직 10만km 정도 탔고, 앞으로도 아마 그 정도는 더 타야 하는데 내가 너무 막 쓴 것일지도.

건강과 청춘과의 이별을 하루하루 하는 건가, 걱정도 됐다.

40이 넘으면 누군가는 이미 CEO도 되고 뭐도 하고 등등 고지를 밟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른 나이에 중병이나 이런 저런 고비를 맞기도 한다.

이른 나이에 어른이 되던 시절에 나이 40은 의혹을 초탈한 나이였다. 지금 시대에 40은 제대로 현자타임이 오는 시기다. 로또 같은 '개잿수!' 행운이나, 갑작스런 사고같은 불운을 제외하면, 대다수 사람들에겐 40쯤이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한 사이클 끝난 시기. 무한한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던 시기와는 다른 종류의 기본사양과 옵션을 마주하는 시기.

일단 건강부터 슬슬 챙겨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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