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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본문
누가 시켜서 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는 책인데도 이렇게 짧게 마무리되는 글이 반갑다. 여러 편의 초단편 소설을 묶은 얇은 책이다. 얼마 전에 우연히 누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골라들었다.
작가가 누군지 말고는 전혀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세 번 혼란스러워졌다. (혼란스러워지는 횟수는 사람마다 다르겠다.) 우선, '앞의 이야기와 이어지지 않는 단편집이었구나'(꽤 읽고 난 후에야 앞의 이야기와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현실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생각 나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쓴 책이구나'(동물하고 사람이 대화를 한다). 마지막으로 오래 전에 쓴 글이구나(EU의 전신 EC가 뉴스에서 어쩌구 하는 내용이 나와서 '설마' 했는데 그 EC였다.)
이런 정보를 모른 채로 읽는 것도 스스로에겐 작은 (작디 작은)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을 구성하는 단편 중에 제목이 '1963/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인 것도 있고, 대체로 80년대에 쓴 글들이다. 누군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 그 책이 다인 것 같다는 이야길 했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있는 평일 것이다.
완성된 이야기는 아니고, 눈이 가고, 뭔가 아련한(하지만 구체적인 기억은 없는) 느낌도 들고, 상상의 산물이지만 나름 그럴듯한 장면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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