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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원룸 건물 입구에 화분들이 들어섰다. 배달시켜먹은 음식 그릇이 쌓여있곤 했던 곳인데 새로 온 주인 아주머니가 가져다놓은 화분인 것 같다. 먹다 남긴 짬뽕 그릇보단 훨씬 보기 좋다. ^^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 85mm렌즈로 찍었는데 역시 단렌즈가 화질이 좋다. 너무 아웃포커싱이 많이 되도 안좋아서 조금 조절을 했는데도 저 정도다. 사진은 너무 작으면 보는 맛이 없다. 클릭하면 전체 사진이 보일 듯. 일요일 오후는 늘 비슷한 기분이다. 날씨는 좋고, 조용한 주택가의 한가로운 느낌이 창문으로 전해져오고, 빨래나 청소 같은 일도 해야 하고, 나가곤 싶지만 딱히 갈 곳은 없다.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 느긋히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싶다. 그런데 적당한 곳이 영 생각나질 않는다. 시끄러운 ..
친구가 부산에 다녀오는데 마침 식목일이라 비행기에서 브로콜리 화분을 나눠줬다. 약봉지 같은 데 든 브로콜리씨앗 수십개, 화분, 배양토. 1. 씨앗을 1-2시간 불린다. 2. 화분에 배양토를 담고 물을 적신다. 화분은 2겹이고 바깥통 바닥에 물이 1-2cm 고일 정도로 담는다. 안쪽통 밑의 구멍을 통해 물을 흡수한다. 3. 배양토 위에 씨앗을 흩뿌린다. 씨앗을 뿌린지 만 이틀 정도 지난 어제 밤에 사진을 찍었다. 오늘 아침에 보니 저것보다 싹이 더 길어졌다. 저 사진에서는 씨앗이 갓 발아한 상태라서 방향이 제멋대로였다. 겨우 하룻밤이 지났을 뿐인데 오늘 아침에는 싹이 더 길어져서 정상적으로 중력의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부터 그럴 계획은 아니었는데 저걸 보고 나니 자라나는 과정을 다 찍어야겠다는 생각..

http://www.slrclub.com/bbs/vx2.php?id=study_gallery&no=406829 사진동호회 사이트에서 사진을 보니 갑자기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불끈(?) 솟아 오른다. 기차를 타면 의자에 기대 책도 읽고 바깥 풍경도 보고 바깥 풍경 속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몇 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본 풍경일 뿐이지만 누군가는 그곳에서 몇년 몇십년을 살아왔을 것이다. 티벳에 간답시고 2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갈 때도 그랬다. 창 밖의 비슷비슷한 풍경들을 때론 자면서 가느라 '몇 초 보는 것'마저 안하고 지나간 곳도 많은데 모두 똑같은 하나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터전. (기차를 갈아타고 18시간을 더 갈 때는 허허벌판이어서 그런 생각도 안 들었다.) 군..
모든 이별은 아쉽다. 이별 앞에서, 회상 앞에서 기억은 무책임해진다. 좋았던 일만을 기억하고 이별 후에 아쉬울 것들만 떠올린다. '겨울'이라고 했을 때 추운 바람보다는 아늑한 온기는 떠올린다는 게 역설적이지만 사실이다. 겨울 바람이 춥기 때문에 작은 원룸의 온기가 달콤하게 느껴지고 여름의 더위 때문에 에어컨 바람이 반갑게 느껴지고, 그런 거지. 그 겨울이 벌써 끝나간다니, 이제와서 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지. '있을 때 잘해'라고 말하듯, 겨울은 떠날 채비를 마쳤고 봄이 코 앞에 다가왔다. 이미 때이른 봄날씨로 2월부터 포근했기 때문에, 겨울 다운 겨울, 눈 쌓인 산촌 공기 한 번 마셔보지 못했기 때문에 떠나려는 겨울이 더 아쉽다. 습관처럼, 생활의 일부가 되버린 GLEE O.B.연습, 연습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