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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늘 여름이고 1년에 세 번 농사를 짓는 이 나라 사람이 나고 자라서 말을 배울 때, 아마 초등학생쯤, 다른 나라에 계절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배울 땐 그게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여기는 눅눅함이 곳곳에 배어있다. 오래된 건물들에는 비와 습기 속에 살아가기 위한 동남아 특유의 긴 처마가 자주 눈에 띈다. 울창한 나무와 곳곳을 덮은 이끼, 살 곳이 많아 수가 많아진 벌레들과, 그 벌레를 먹고 사는 새와 도마뱀들. 심지어 이곳을 즐겨찾는 호주사람들도 발리의 풍경의 일부다. 푹 쩔어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면 기운이 쭉쭉 빠지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적응 해버리면 그만인 듯하다. 아이 둘을 데리고 젖병과 온수까지 챙겨 다니는 여행이 고되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저기 ..
설날 연휴 내내 날씨는 맑았다. 아쉽게도 몸상태가 안 좋아서 고생을 했는데, 그렇지만 않았다면 훨씬 더 즐거웠을 며칠을 보냈다. 역시 뭘 하든 체력이 중요하다. 잘 놀려면 건강해야 한다는 나의 지론을 또 확인했네. 송정 바닷가에서 태양을 찍었다. 여기저기서 햇빛을 많이 봐서 며칠 새 조금 타진 않았을까. 이번엔 몸이 안 좋아서 고생을 했지만 그 와중에도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놓치는 것이 아쉬웠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몸만 괜찮았다면, 직접 발로 걸어다니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것들. 집에도 다녀오고 군생활의 추억이 남은 곳 부산도 다녀왔다. 돌아다니고 구경하는 걸 좋아하지만 집에 왔을 때 편안함 역시 그 못지 않게 좋아한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집을 나서는 '명절'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