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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1. 종이책 - 역시 책 읽기에는 종이책이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좋다. 표지와 내지의 질감과 종이 종류, 판형의 크기, (낡은 책의 경우) 종이 냄새 같은 것들도 독서라는 경험의 일부가 되기 때문. - 책장에 책이 늘어나면 뿌듯한 장점도 있지만 집이 자꾸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 애들 장난감, 애들 옷, 애들 퍼즐 같은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속도는 약소하지만, 그래도 은근히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아이들 교재처럼 시간이 지나면 가볍게 버리는 책도 있지만, 내가 사는 책의 대다수는 기약 없이 자리를 잡고 들어앉게 된다. 후딱 읽고 쿨하게 중고로 팔아버리는 트렌드도 있던데, 아직은 쓸 데 없는 책 욕심에 중고 처분이 내키진 않는다. -전자책을 읽을 때 손으로 원하는 곳을 슥슥 찾아 읽기가 어렵..
종일 감기 기운으로 골골댔지만 막상 가족들 모두 자는 조용한 시간이 생기니, 책방에 어슬렁 거리고픈 욕심이 생긴다. 책상에 쌓인 물건을 치우고 의자에 앉는다. 서가에 꽂혀 아직도 읽히지 못한 불행한 책들이, 줄지어 어제나 저제나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책은 그나마도 액자에, 새로 산 다른 책에, 잡동사니에 가려져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언가 끄적거리거나 책을 읽는 일상이 어쩌다 사치스러운 것이 되어버린 걸까. 다시 출장 준비를 하는 것도 재미 있고, 사람 만나는 일도 나름 즐겨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그것이 익숙한 사람. 이 책들을 보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영 읽을 시간이...'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고 보니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을 때,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