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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석화(굴) 먹는 법, 그리고 어울리는 술

thezine 2008. 2. 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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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에서 자취를 하면서 요리를 가끔 해먹다보니 '음식에는 제철이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제철 음식은 맛도 좋고 값도 싸다. 반대로 말하면 제철이 아닌 음식을 먹으려면 더 비싼 돈을 주고도 더 맛없는 걸 먹어야 한다는 말씀. 과일을 사먹을 때도 제철 과일을 주로 골라 먹었다. 더 적은 액수로 더 맛있는 과일을 살 수 있었기 때문.

 요즘은 직장에 다니며 혼자 살다보니 간단한 요리 외에는 해먹지 않는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은 음식재료가 남아서 못먹고 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언젠가부터 굴이 땡긴다. 겨울에 파는 신선한 굴은 그닥 비리지도 않고 맛도 상쾌하다. 겨울이 가기 전에 굴을 많이 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시장에서 담아놓고 파는 굴은 왠지 찝찝하고, 가끔 마트에서 파는 봉굴(이름이 웃긴다. 애기 팔뚝만한 비닐에 물과 함께 담겨 파는 굴을 '봉굴'이라고 부른다.)이 양이 적당해서 초고추장에 찍어먹곤 한다. 우리 동네 마트에서는 봉굴 한 봉에 1500원.

 하지만 굴껍데기까지 붙어있는 굴에 대한 미련이 남더군. 그래서 오늘 검색을 해봤더니 굴을 포장해서 통영에서 곧바로 택배로 보내주는 곳이 많다. 사실 작년에도 홈쇼핑으로 구매를 하려고 했는데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서 관둔 적이 있다. 내가 알아본 곳은 180미(단위가 '미')에 21,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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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에는 어떤 술이 어울릴까 알아보니 의외로 맥주와 어울린다고 한다. 진한 기네스 스타우트 맥주(사진 왼쪽 끝)와도 어울리고 스파클링 와인(발포성 와인, 일명 '샴페인')과도 잘 어울린다. 심지어 맥주에 굴 액기스(?)가 들어간 '오이스터 맥주'도 있다고 한다. 맥주에 굴을 넣어서 먹으면 그것도 나름 비릿쌉쌀(?)한 맛이 있다고. ^^;

 그리고 굴과 잘 어울리는 스타우트 맥주와 스파클링 와인을 섞은 '검은 벨벳'이라는 칵테일도 있다. 굴과 함께 먹으면 딱일 것 같은 느낌.

 그러나 문제는 술값. 굴은 요즘 제철이라 내가 알아본 곳에서 사면 2만원으로 남자 4-5명 정도는 충분히 먹을 수 있겠으나, 아쉽게도 기네스 스타우트 맥주는 구하기가 어렵다. 기껏해야 마트에서 파는 수입맥주 뿐일텐데, 수입맥주 중에서 스타우트 맥주는 그중 가장 비싼 편. 작은 병이 3~4천원 할 것 같다.

 물론 차갑게 해둔 소주도 굴과 잘 어울릴 것 같다. 일견에 따르면 쌀로 만든 술 같은 것과 잘 어울린다는데, 동동주와도 나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대충 보니 레드/화이트 와인 말고는 대체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이 사랑받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나보다.

 내일 주문하면 금요일엔 갓 도착한 굴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따뜻한 옷으로 무장하고 베란다에서 숯불에 구워먹으면 좋을 것 같다. >.< 하지만 늘 그렇듯 멤버 모으기가 제일 귀찮다. 하지만 겨울은 길지 않다. 굴철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이라는 영어 속담이 있는데 Time and oyster wait for no man이라고 해야겠다. 이번 주말 석화구이, 생굴+초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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