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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9356

보글보글 부동산 거품

thezine 2008. 3.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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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80325114312306&cp=ohmynews&RIGHT_COMM=R7


 DAUM 토론게시판에는 부동산이 거품이냐 아니냐에 대한 글이 종종 눈에 띈다. 부동산 관련 기사는 신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부동산 정책이 어떻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투기를 부추기는 '여기 땅을 사라'는 식의 기사가 나란히 나오곤 한다. 어쨌거나 당장 먹고 사는데 꼭 필요한 게 집이다보니 이래저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나보다.


 현재 부동산 시세가 거품이냐 아니냐, 새 정부가 부동산 시세를 띄울 것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따지고 들수록 복잡해서 난 그저 관련 글들을 가끔 읽어볼 뿐 방관하고 있다. 아마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과 아직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시각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거품이냐 아니냐 하는 걸로 핏대 세우기보단 조용히 투기를 하거나 조용히 다른 자산으로 비중을 조정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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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경제야 놀자'에서 박진영이 운영하는 회사의 맨해튼 소재 빌딩을 소개했었다. 맨해튼 한 복판에 좋은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주거용 면적이 포함되어 있고 더군다나 확장도 할 수 있는, 꽤 괜찮은 조건을 가진 곳이라고 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테니 부연을 하자면 건물의 앞면은 좁은 편이지만 뒤로 긴 건물이다. 한 층의 넓이가 보기보다 훨씬 넓다. 지하1층, 지상 4층인데 구입가격이 350만 달러, 현재 시세로는 550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대충 비교하자면 35억원에 사서 55억원이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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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비싼 아파트로 손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 모습이다. 코엑스 앞을 산책삼아 걷거나 할 때면 늘 눈에 띈다. 전지현이 산다고 하는데, 중국 사람들과 만날 때 "전지현이 사는 아파트에서 가깝다"고 하면 눈이 휘둥그레져서 본 적 있냐고 물어본다. 실제로 본 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아무튼 이 비싸다는 아파트에서 60평 정도 되는 평형대가 매매가로 30억원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말하자면 한 평에 5천만원이 넘는 셈. 1평은 3.3㎡ 정도 되니까 1㎡에 1500만원이 넘는다. (중국에 갔을 때 중국 사람들에게 한국 부동산 시세를 말해주면 중국 사람들 놀래 자빠진다. 중국은 ㎡(=제곱미터=평방미터)당 가격으로 시세를 비교하는데, 1㎡에 1500만원이면 약 11만위안/㎡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상해 같은 대도시에서 정말 비싼 아파트라고 하면 5만위안/㎡ 정도 한다. 그렇다보니 똑같이 20억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중국에서 사는 사람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훨씬 많다. 집값에 묶여있는 돈이 적기 때문이다.)

 JYP의 맨해튼 건물이 구입가 35억이라고 하는 내용을 보고 한국의 아파트 시세가 떠올랐다. 뉴욕의 중심부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여러 가지 조건이 훌륭한 총5층짜리 건물이 구입가 35억원이다. 아이파크 같은 비싸기로 유명한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강남의 일반적인 아파트가 10억원 정도 하니까 강남 아파트 3채 값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맨해튼 빌딩의 면적은 알 수 없지만 면적당 가격으로 따지면 맨해튼의 저 빌딩의 면적당 가격이 강남의 아파트의 면적당 가격보다 절반 이상 싸지 않을까.

 그런 조사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맨해튼의 부동산 시세와 비교해서 면적당 가격이 비슷한 곳은 서울의 어느 곳일까. 강남은 그보단 비쌀 것이고 서울에서 중간 정도 되는 시세의 아파트와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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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에나 비싼 주택 단지는 있기 마련이다. 강남의 아파트를 일반 직장인이 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 어느 나라든지 유명하고 비싼 주택 단지라면 일반인이 사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맨해튼 한 복판에 좋은 조건을 갖춘 빌딩이 강남의 평범한 아파트 3채 값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대로 강남에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들도 있을 수 있다. 괜찮은(?) 학원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고 회사들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 편으론 두부 한 모를 사도 다른 동네보다 비싸고 길도 매일 막히니 살기가 불편한 동네이기도 하다. 그 돈으로 다른 동네에서 더 넓은 집을 사서 더 쾌적하게 살겠다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세가 더 올라 득을 본다는 사람도 있다.

 현재 상황이 정상적인지 아닌지, 부동산 시세가 더 오르고 보유세부담이 낮아지리라는 기대만으로 이명박을 찍은 부자들의 선택이 맞아떨어질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부동산 불패론, 강남 불패론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는 차이가 눈에 띄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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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저런 부동산 관련 뉴스나 기사에 대해서는 그저 호기심으로 읽어보는 정도일 뿐. 그보다는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만약에 내가 30~40억대의 자산가라면 그 돈으로 맨해튼에 빌딩을 사서 월세나 받으면서 '뉴요커'가 되어 한국보다 천원쯤 더 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신고 다니는 여친을 만나 '브런치'를 먹으며 소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된장스러운 상상 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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