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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hsk project

thezine 2007. 3.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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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HSK만 벌써 세 번째 보는 건데 어째 장소가 매번 다르다.

처음에 서초고, 그 다음에 오금고(아무튼 송파... 그 동네), 이번엔 행당중.

서초고면 지금 집에서 가깝다고 좋아했는데 막상 접수를 해보니 그곳은 일찍 마감됐던 것 같다.



어학시험을 치러 가는 분위기는 매번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TOEIC도 그렇고 HSK도 그렇고,

아마 중고등학교를 빌려 치르는 다른 시험도 비슷할 것 같다.



어린애들이 쓰는 몸에 안 맞는 책상과 의자,

교실에 붙어있는 수업시간표, 애들 물건,

'교내는 금연입니다' 어쩌고 하는 방송,

전화기 전원을 꺼두라는 말,

듣기 평가를 할 때는 더울 때도 선풍기를 꺼야 하는 살벌한 분위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 건물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음습하고 후락한 실내 분위기...



책상에 앉았다가, 가방 싸고 집에 가기까지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한두달 공부해서 시험을 쳐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몇 년을 공부해서 시험보는 고시생들은 어떨까, 아으~~



중간에 쉬는 시간에 마시려고 산 음료수는 일치감치 마셔버렸고

덕분에 중간에 쉬는 시간에는 땡 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나오는 길에 보니 여자화장실은 줄이 10미터는 되보였다. -_-;;

그래도 쉬는 시간에 칼로리바란스를 씹어먹으며

'나는 나름 컨디션 조절을 잘 하고 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보기도 했다.



시험이란 게 공부를 많이 해서 여유있게 치러야 기분 좋게 답을 쓰고 나올텐데

그리 만만한 시험은 아니기도 하고 공부도 부족하고,

저번보다는 잘 친 것 같은데, 저번에도 그 전보다 잘 친 것 같았고, 성적은 그대로고 --;

그래서 결과는 모르겠다.

한 달이나 걸리는 채점결과를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열심히 일을 안해서 그런가,

회사 일로는 뭔가 큰 건을 끝내고 한숨 돌리고 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시험을 치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을 보고 집으로 오는 느낌은

마치 프로젝트를 하나 끝내고 짧은 휴식을 취하러 집에 가는 직장인의 심정.


월수금, 운동도 하고 학원도 가느라 저녁마다 몸이 무거웠다.

이번 월요일부터는 밤에 정해진 일이 없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물론, 조금 게을러진 사이 그 틈을 노려 들어선 약간의 군살을 떨어내야 하고

그 전부터 쌓아두고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들에 다시 손을 대야한다.

그러고보면 난 시간이 남고 심심했던 적은 없다.

전철에서도 작은 책이라도 들고 있느라 걸을 때를 빼곤 MP3를 들을 시간도 없다.

항상 바쁜데 뭘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요즘 중국어 작문만 생각하느라 중국어 표현, 4자성어만 머리에 가득했는데

이젠 한국말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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