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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유아식

thezine 2013. 5. 5. 01:50

마트에서 파는 소고기 갈아놓은 거,

 

후리가케(밥에 뿌려먹는 가루들.. 야채, 고기, 치즈, 해물.. 종류 별로 있다. 소고기는 사놓았으니 야채로 골랐음)

 

소스는 굴소스와 참기름.

 

후리가케에도 소금이 들어간 것 같아서 굴소스는 조금만 넣었다.

 

여기에 밥을 넣어 뭉치니 뭉치기도 잘 뭉치고 맛도 괜찮은 듯!

 

여기에 유부만 더하면 유부초밥 모양새가 나온다. 초가 들어가진 않았으니 정확하게는 초밥이 아니라 유부쇠고기밥?

 

 

오늘 합창단 연습이었는데,

 

이미 빠진지 오래 되었는데,

 

아기 배고플 시간이라 난 그 시간에 유부쇠고기밥 뭉치고 있었다. 결국 연습은 몇 달째 결석.

 

난 그 시간에 비닐장갑 끼고 뜨거운 밥 만져가며... --^

 

 

출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주간 이모집에 가있던 아기를 데리러 가는 길이 설레기 까지 할 정도였는데

 

막상 주말 내내 혼자 돌보려니 '아 원래 이렇게 빡셌지' 싶다.

 

 

그래도 아기 생각하면 다른 손에 맡길 수가 없다.

 

이모가, 할머니가 아무리 잘 해주셔도 16개월 아기는 집과 집이 아닌 곳을 구분할 줄 안다.

 

장거리 비행으로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겼는데,

 

아기를 데리고 가자니 중노동이고, 또 맡기고 가자니 너무 미안하다.

 

(옆 자리가 비면 다행이지만 안 그러면 애도 어른도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오우.. 끔찍하구만. 장거리 비행으로 심심한 것도 그렇고.)

 

음식을 여기저기 흘리고 장난감을 멀리 멀리 어질러놓을 땐 얄밉기도 하지만

 

직장 다니며 키우는 입장에서 미안한 일이 더 늘어만 간다.

 

 

 

전생에 빚쟁이가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그런 말이 있던데,

 

근데 생각해보니... 나한테 돈 빌려준 사람이 후생에 자식으로 태어난다니.

 

물론, 자식한테 늘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을 갖고 사는 걸 빗대 생긴 말이지만

 

반대로 내 딸이 전생에 나한테 돈 빌려준 사람이라고 상상해보면... 이것도 참 웃긴 일일세.

 

 

어제는 전날부터 너~무 피곤했던 터라,

 

10시도 전에 아기 재우면서 같이 잠 들었다.

 

바닥에 매트에서 아기 옆에서 잘 때면 자리가 불편해서 잠을 설칠 게 뻔하지만,

 

어제는 그래도 옆에서 자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몸집은 정말 작지만 한 명의 '사람'으로 내 옆에 있는 것이 신기하고 소중하고.

 

 

 

시간이 갈수록 신경쓸 일이 많지만 그보다 더 예뻐지는 게 자식인 건지.

 

공인 딸바보가 되어가면서,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같은 쿨한 딸 아빠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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