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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2015. 10. 18. 17:21



 아이들이 이모집에 가서 3일짜리 방학을 맞아 시간이 있었던 어느날, 쇼핑몰 서점에 갔다. 책 생각이 났을 때 처음에는 책이 많은 교보문고로 가고 싶었으나, 간만에 시간났을 때 머리도 자르려면 서점과 미용실이 같이 있는 쇼핑몰로 갈 수밖에.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선배가 좋은 책을 사주시고 얻은 책도 있고, 이래저래 아기의 심리나 육아의 기초에 대한 지식을 조금 얻을 수 있었다. (정독을 하지 않아서 '조금'이라고 사족을... ㅡㅡ;;)


 그리고 이제 큰 아이는 엄청나게 재잘댈 나이가 되었고, 또 첫째와는 성격이 판이한 둘째를 키우고 있으니 유아 심리나, 유아기 아이를 기르면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보려고 서점에 갔다. 모든 일이 그렇듯, 그냥 감으로만 하다 보면 내가 뭘 모르는지 모르게 된다는 생각에.


 둘러볼 시간이 많지도 않았지만, 책이 많다 보니 감도 오지 않고 해서 유아교육에 잔뼈가 굵은(?) 후배에게 연락을 해보았으나 본인은 전공서적 위주로 보다 보니 일반 서적은 좀 알아봐주겠다고 하고... 그 이후로 연락이 없다. ㅋ (영숙아...ㅜㅜ)



 그러던 중에 눈에 들어온 저 책, 워킹맘 어쩌구 저쩌구. 잠깐 둘러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다. 맞벌이 엄마로서 겪은 일들을 수기처럼 그냥 주욱 나열하는 글. 쓰기에도, 읽기에도 이런 책이 쉽긴 하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쓴 책은 보통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이 크기 마련이다. 근데 난 연예인이라고 해도 개인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류의 책들이 아주 많~이 보인다. 그리고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공통점이 있다. 제목에 '엄마'라는 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 나 스스로도 요즘 (어쩌다 보니 ㅠㅠ) 많은 시간을 육아를 전담하며 지내면서 워킹맘이라는 말이 생각나곤 했다. '워킹파'라고 스스로 부르기도 하고.


 왜 육아가 여자의 몫으로 되었는지 따지고 들자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 결국 임신과 출산, 수유를 하는 것은 엄마이므로, 라는 생물학적인 설명

 - 모계사회(다부다처제 환경에서 아빠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엄마가 누군지는 확실한 사회)였던 시절부터 부모임이 확실한 엄마가 육아를 맡았다, 라는 문화인류학적 설명

 -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정으로 인한 남녀 소득 격차로 인해 맞벌이가 불가한 경우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가정 경제에 유리하다는 사회경제학적인 설명

 - '자고(自古:옛부터)로 아녀자는 대를 이어 가족 구성원을 재생산하고 가정을 이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관습에 기댄 설명


 육아=엄마의 역할, 이라는 관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그렇다'고 말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빠의 역할이라는 것이 단순한 사냥꾼(집을 떠나 먹을 것을 가져오는) 역할에 한정되냐고 하면 여기에 대해서도 누구나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겠지.


 저 많은 육아 서적 매대에 '아빠'의 역할에 대한 책도 하나 있었다. 그런데 지적을 하자면 '아빠와 엄마의 역할은 구분되어 있다. 그 중에서 아빠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 내용을 읽어보지 않아서 실제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목 자체는 '아빠는 이래야 해'라는 느낌.


 육아 책이라면, 내 생각에는 엄마 아빠 역할을 구분하는 월권행위를 하기보다는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과 그 필요를 적절하게 채워주는 방법이 무엇인지, 왜 그것이 필요하고 왜 이정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다음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이웃 같은 사람들이 상황에 맞게 그 역할을 나누어 감당하면 되는 것 아닌지.


 다음에 서점에 갔을 때 좀 더 시간이 있으면 내용도 살펴보면서 그런 내 취향에 맞는 책이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물론... 책을 산다고 근시일에 읽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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